[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70만원 넘는 헤드폰인데 이슬 맺힌다고? 아무렴 어때, 애플인데!”
애플워치보다도 비싼 애플의 첫 무선 헤드폰 ‘에어팟 맥스’가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0시 쿠팡이 사전예약 판매로 내놓은 에어팟 맥스는 판매 개시 이후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전 색상이 매진됐다. 애플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아직 판매 페이지를 열지 않은 상태고, 쿠팡도 에어팟 맥스 사전 판매에 대해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다. 특히 가격이 71만9000원에 달해 프리미엄 헤드폰 중에서도 초고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완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에어팟 맥스의 빠른 매진은 제품을 확보해 재판매하는 ‘리셀러’들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2월 15일부터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배송이 시작된 에어팟 맥스는 대기 시간이 최대 14주에 이르는 등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애플 신제품 역사상 가장 긴 대기시간이었다.
이에 정가(미국 판매가격 549달러)에 웃돈을 얹어 파는 리셀러들이 기승을 부렸고, 이베이(ebay)에서는 크리스마스 이전 배송을 약속하면서 출시가의 2배가 넘는 1199달러에 내놓은 판매자가 나타나기도 했다. 쿠팡이 보장 배송 기일로 명시한 이달 29일 이후에는 국내에서도 이같은 고가 재판매 사례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에어팟 맥스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최근 제품 결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어캡 내부에 맺히는 물방울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 사례가 보고됐다. 한 에어팟 맥스 사용자는 본인의 트위터에 해당 문제가 발생한 에어팟 맥스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장시간 사용 후 문제가 나타났고, 습한 환경에선 사용하지 않았다”며 “땀이 드라이버 안쪽으로 들어갔는지 착용 감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다만 헤드폰이 건조된 후에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글쓴이는 덧붙였다.
사실 헤드폰에 물이 맺히는 결로 현상이 드문 것은 아니다. 이어컵 내부 공기가 귀 등 체온으로 인해 따뜻해지는 한편 금속판은 차가워 온도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플라스틱 소재인 저가형 헤드폰보다 고가 헤드폰에서 결로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헤드폰 사용자들은 과자 등 건조식품에 든 실리카겔을 이어컵 안에 넣어두기도 한다. 애플도 지원 페이지를 통해 부드럽고 보풀 없는 마른 천을 사용해 에어팟 맥스 내부를 닦을 것을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의 반응은 비판적이다.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나중에 침수 흔적이 있다며 무상 수리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 아닌가”, “애플 감성이라는 게 촉촉한 사운드였나”, “따뜻한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 했다보니 다른 환경 구매자들은 생각 못한 것 아니냐” 등 반응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