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먹방 유튜버들의 수난시대! 이런 것까지 먹는다?”
먹방 콘텐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눈에 띄기 위한’ 유튜버들의 기상천외한 무리수가 잇따르고 있다. 불닭볶음면에 캡사이신을 먹는 ‘미각 테러’나,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수준에서 한 발 나아가, 실내화, 철수세미 등 눈살이 찌푸려지는 식재료 먹방까지 선보이고 있는 것. 시선을 끌기 위한 방식이 도를 넘어섰단 지적이 나온다. 미성년자 구독자들의 모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먹방’은 이른바 먹는 방송의 줄임말이다. 지난 2010년부터 본격화돼,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사이 밴쯔, 더디바, 엠브로 등 1세대 먹방 스타들이 배출됐고, 몇년 전부턴 소리로 음식을 먹는 ASMR(자율감각쾌락반응) 먹방 유튜버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음식물을 섭취하는 장면을 촬영한단 측면에서 접근성이 쉬운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먹방’이란 단어를 유튜브에 검색하면 유명 인플루언서부터 일반인들까지 다양한 이들의 영상이 하루에도 수십, 수백건 씩 올라온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들의 눈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썸네일과 소재들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턴 밀가루와 전문, 식용색소 등 식재료로 만들어졌지만, 상식적으론 섭취가 힘든 ‘색종이’, ‘돌멩이’, ‘철수세미’, ‘머리빗’ 같은 소재의 먹방 콘텐츠들이 썸네일을 점령하고 있다.
급기야 일부 유튜버들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모으기 위해 식용 제품이 아닌 실제 제품을 섭취하는 등 도를 넘어선 영상까지 게재하고 있다. 실내화, 때밀이수건 등 먹을 수 없는 용품들을 가위로 잘라 먹다가 헛구역질까지 하는 장면이 유튜브 상에 버젓이 노출되고 있다.
허용치 이상의 음식물을 섭취하기 위한 ‘먹뱉’도 암암리에 자행하고 있다. 몇몇 유명 유튜버들이 이같은 논란에 휩싸였다. 새로운 ‘먹방 강자’들의 잇딴 등장으로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다 끝내 은퇴를 선언 한 1세대 먹방 스타들도 있다.
갈수록 가학적이고 기이해지는 먹방 콘텐츠에 시청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목받기 위해 몸까지 망치면서 먹방을 하는 게 과연 바람직하냐”는 의문과 함께 “전체 관람가 영상임에도 어린이들이 따라할 수 있다는 걸 간과한 것 같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과도하게 자극적인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보다 엄격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