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1300여대 생산차질
유동성 위기에 납품 거부 우려
“버텨야 산다” 매각작업 잰걸음
쌍용자동차의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품협력사의 추가적인 납품 거부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데다 매각 이외 유동성 위기를 타개할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부품협력사들의 납품 거부로 지난 24일과 28일 이틀간 문을 닫았던 쌍용차는 29일 평택공장 일부를 재개하고 일부 협력사와 납품 논의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분 가동을 시작한 라인은 티볼리, 티볼리 에어, 코란도가 생산되는 1라인과 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및 칸을 생산하는 3라인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일부 보유했던 재고로 생산을 시작했으나 정상적인 가동이 어려워 리드타임을 두고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쌍용차는 현대모비스(헤드램프), S&T중공업(차축 어셈블리), LG하우시스(범퍼), 보그워너오창(T/C 어셈블리),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콤비 미터) 등 5개 협력사의 납품 거부로 이틀간 평택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이 가운데 현대모비스와 S&T중공업은 이날부터 부품 공급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나머지 3개 협력사가 납품 재개 결정을 미뤘다. 쌍용차는 나머지 협력사들과 협의해 이날 오후부터 공장 가동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급한 불을 끄더라도 생산 차질에 대한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납품을 거부한 협력사들이 현금 결제를 요구하고 있는 데다 일부 중견 협력사들까지 납품 거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지난 2009년 쌍용차가 법정 관리에 들어갔을 때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었던 협력사들이 어음 형태의 결제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틀간 평택공장 중단으로 발생한 생산 손실은 1300여 대에 달한다. 내수와 수출을 합한 11월 총 판매 대수(1만1859대)를 고려하면 단기간의 생산 차질이라도 여파는 클 수밖에 없다.
현금 결제가 어려운 쌍용차 입장에선 앞으로가 더 난감하다. 공장을 재가동해 판매를 늘리는 것이 유일한 돌파구지만, 수익과 별개로 시설 유지비용 역시 만만찮기 때문이다. 경영 정상화를 발판삼아 매각작업에 속도를 높여야 하는 이유다.
회생 개시까지 남은 시간은 2개월이다. 전날 서울회생법원은 쌍용차가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법인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내년 2월28일까지 보류했다. 쌍용차는 정상적으로 공장을 가동하면서 주요 채권자들과 구조조정 문제를 협의해야 한다.
결국 신규 투자자 찾기가 가장 중요하다. 여전히 업계는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의 인수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신규 투자자를 찾기엔 시간이 촉박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쌍용차의 회생절차 돌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시점에서 쌍용차는 모든 역량을 끌어모아 버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저비용을 전제로 일정 품질을 보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협력사와 협의가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