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걸친 팬데믹…기업 경기 최악으로
긴급 재난지원금 효과 급한 불 껐지만
기업규제 대기업보다 중기에 큰 충격파
[헤럴드경제 유재훈 기자]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2020년은 벼랑 끝까지 몰렸다 잠시 한숨을 돌리는 상황이 반복된 고단한 한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3차에 걸친 대유행에 경제활동이 침체기에 들어서며 중소상공인들은 그 후폭풍을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했다.
올 초 코로나19 창궐이 본격화되며 중소기업 경기는 말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졌다. 경제활동이 축소되며 서비스·유통 등 관련업계 소상공인들의 폐업이 이어졌다.
중소 제조업체들도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대기업의 실적 악화에 각국의 국경봉쇄에 따라 원자재 확보와 수출길이 막히며, 어렵사리 생산을 해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실제로 통계청이 집계한 올해 중소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 업황 실적을 보면 1월 69에서 5월에는 41까지 곤두박질 쳤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것이다.
그나마 K-방역이 국제사회에서 호평을 받으며 진단키트·방역용품 등 의약·바이오 관련 중소기업들이 급성장한 것은 괄목할만하다. 여기에 전 국민에 지급된 1차 긴급재난 지원금, 자영업자·위기가정 등을 대상으로 한 2차 재난지원금은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에 가뭄의 단비가 됐다.
국회 예산정책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차 긴급재난지원금 중 카드사용분 9조5591억원의 생산유발효과는 최대 17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입 대비 1.81배의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 특히 음식점·숙박서비스, 음식료품 등에서 생산유발효과를 보이며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연말 몰아닥치고 있는 기업규제 입법 러시는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에 더 큰 충격파가 예고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정부의 기업 규제 정책에 잇달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계가 생존의 위기를 그만큼 긴박하게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력도 재원도 부족한 중소기업에 정부 규제 강화는 경영 변수를 넘어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내년 전면 시행되는 주 52시간제의 경우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이 준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창업자들이 경영을 맡고 있는 사례가 많은 중소기업 특성상 산업재해 때 사업주에 대한 처벌까지 이뤄질 경우 회사의 존폐까지 우려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호소다.
초과 유보소득 과세 역시 기업의 성장과 창업을 가로막은 규제라는 점에서 중소기업들의 반대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상법 개정안 등 정부의 기업규제 정책이 대기업에 적용될 경우 공정경제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들에 일부 긍정적 면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대기업과 거래 관계에 있는 경제 구조에서 대기업이 입을 피해가 중기에도 전이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추 본부장은 이어 “올 한해 어려운 터널을 지나온 중소기업들이 내년을 준비할 체력을 키워야할 시기에 각종 규제로 이를 허비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