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연 권기선 박사팀, 지질전달단백질 저해하면 노화된 근육 젊게 되돌릴 수 있어

노화시계 늦출 수 있을까?…근육 노화 원인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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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노화가 진행되면서 근육의 양과 힘이 감소하는 ‘노이성 근감소증’의 새로운 발병원인을 찾아냈다. 노인성 근감소증은 그동안 만성염증, 호르몬 불균형, 영양결핍, 줄기세포 감소, 미토콘드리아 기능저하 등에 기인한다고 알려져 있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노화제어전문연구단 권기선 박사 연구팀이 근육세포의 막유동성 감소가 노인성 근감소증의 원인이라는 새로운 학설을 제시했다고 22일 밝혔다.

권기선 박사 연구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황금숙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노화근육의 지질성분을 분석함으로써 세포내막을 이루는 인지질(phospholipid) 성분의 변화를 발견했다. 또한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철주 박사 연구팀과 노화근육의 단백질성분을 분석한 결과 ‘FABP3’이라는 지질전달단백질의 변화를 관찰한바 있다.

연구팀은 노화에 따라 증가된 지질전달단백질(FABP3)이 세포내막 성분의 포화지방산사슬을 증가시킴으로써 유동성을 감소시켜 소포체(근육량을 조절하는 세포내 소기관)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고, 이는 근육양과 근력을 저하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지질전달단백질(FABP3)을 인위적으로 저해시키면 막성분 중 포화지방산사슬이 감소하여 막 유동성이 증가하게 되고 소포체의 스트레스가 회복돼 노화된 근육을 젊게 되돌릴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실제 늙은 마우스를 이용한 실험에서 근육의 FABP3 발현을 인위적으로 저해시키면 근육양 뿐 아니라 근력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 같은 실험적 근거들로부터 연구팀은 노화(시간)에 따른 유전자발현이라는 ‘생물학적’ 시계가 생체막 지질성분의 ‘화학적’ 변화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물리적’인 막의 유동성을 조절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생리학적’인 항상성에 기여한다는 독창적인 ‘노화의 유동성 이론’을 제안했다.

권기선 박사는 “이 이론은 장차 다양한 생체기관의 노화의 원리로서 확장 적용될 뿐 아니라, 노화의 시계를 늦추거나 되돌리는 신약개발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11월 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