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600억원 대출 상환 연체

산업은행 대출 만기 연장 여부도 관심

지속 가능성 관건…청산절차 밟을수도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쌍용자동차가 결국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쌍용차는 21일 이사회를 통해 회생절차 신청을 결의하고,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와 함께 회사재산보전처분 신청서, 포괄적금지명령 신청서 및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기업은 법정관리를 신청할 때 회사재산 보전처분 신청도 같이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법원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회사가 공익적 가치가 있는지, 제3자 인수 가능성은 없는지를 따져 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내린다.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지면 임금, 조세, 수도·전기료 등을 제외한 모든 기존 채무를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쌍용차는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 프로그램)도 동시에 접수해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현 유동성 문제를 조기에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RS 프로그램이란 법원이 채권자들의 의사를 확인한 후 회생절차 개시를 최대 3개월까지 연기해 주는 제도다. 법원의 회사재산보전처분과 포괄적금지명령을 통해 회사가 종전처럼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고 회생절차 개시 결정 보류기간 동안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합의를 이뤄 회생절차신청을 취하해 해당 회사가 정상 기업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쌍용차의 이번 결정은 강력한 자구노력 이행을 통한 경영 정상화 의지로 풀이된다. 유동성 위기로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600억원을 포함해 국내 금융권에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 규모가 1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미 자동차 판매로는 손실을 보전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쌍용차의 자본 잠식률은 3분기 연결 기준 86.9%다. 작년 말(46.2%)과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올해 1∼11월 쌍용차의 판매량은 9만6825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8% 감소했다. 내수는 7만9439대로 작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고, 수출은 1만7386대로 30.7% 급감했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분기 보고서와 반기보고서에 이어 3분기 분기보고서까지 세 차례 연속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상태다.

삼정회계법인은 분기보고서에서 "3090억원의 영업손실과 3048억원의 분기순손실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357억원 초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쌍용차는 지난 15일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대출 원리금 상환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상환 자금 부족에 따른 이자만 6000만원 규모다. 이는 쌍용차 자기자본 7492억원의 8.02%에 해당한다.

산업은행이 쌍용차에 대출한 900억원의 만기도 이날까지다. 산업은행은 외국계 은행 상환 여부를 보고 만기 연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날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고민이 깊어졌다.

일각에선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언급된다. 실제 쌍용차는 지난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인도 마힌드라에 2011년 인수됐다. 신규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검토될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당분간 대출원리금 등의 상환부담에서 벗어나 회생절차개시 보류기간 동안 채권자 및 대주주 등과 이해관계 조정에 합의하고, 현재 진행 중에 있는 투자자와의 협상도 마무리해 조기에 법원에 회생절차 취하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마힌드라도 ARS 기간 중 대주주의 책임감을 갖고 협상 조기타결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