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충전에 서울~부산 거리 주행
800V 충전 시스템으로 충전 스트레스 해소
모듈화 플랫폼으로 다양한 모델 개발 가능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 현대차그룹이 2일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내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펼쳐질 친환경차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E-GMP는 전기차에 최적화된 차체 구조와 섀시, 모터, 배터리를 적용한 전용 플랫폼이으로 엔진과 연료통만 모터와 배터리로 교체한 기존 전기차들보다 훨씬 긴 항속거리와 주행 성능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E-GMP 기반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으로 500㎞ 이상까지 주행할 수 있다. 기존 시장에 나와 있는 전기차들의 항속 거리 300~400㎞를 훌쩍 뛰어넘는다. 게다가 서울~부산 간 거리(440㎞)를 추가 충전 없이 달릴 수 있다.
최근 EV트렌드 코리아 사무국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주행거리(29%)를 꼽은 만큼 현대기아차의 전용 전기차 모델이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전기차에서 항속거리 만큼 중요한 배터리 충전 시간에서 경쟁력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E-GMP 플랫폼은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덕분에 E-GMP 기반 전기차는 초고속 급속충전기 이용시 18분 안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고속도로 주행 도중 배터리가 부족하더라도 휴게소에서 잠시 쉬는 동안 충분히 완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같은 수의 충전기에서 동일한 시간 동안 더 많은 차량이 충전할 수 있어 충전 인프라 구축 부담도 덜 수 있다.
또 E-GMP는 운전자의 안전과 거주성도 확보해 마케팅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대시보드 앞부분은 전기차 구동 시스템(PE 시스템)과 고전압 배터리가 받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배터리를 차체 중앙 하단에 배치해 바닥이 평평하고 엔진과 변속기, 연료탱크 등이 차지했던 공간을 탑승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E-GMP에는 차세대 전기차를 위해 새롭게 개발한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 배터리 등을 탑재하고 크기와 무게를 줄여 성능과 효율을 최대로 끌어 올렸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캠핑과 차박 등 야외 활동 중에 전자 제품을 작동시키거나 다른 전기차를 충전하는 보조배터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V2L'(Vehicle to Load) 기술도 탑재했다.
산업적 측면에서 E-GMP는 모듈화·표준화된 통합 플랫폼이라는 점도 큰 장점으로 평가된다. 전기차 라인업을 빠르게 확장할 수 있고 제조 과정을 단순화해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어서다.
이번 플랫폼을 통해 현대차는 내년부터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3종의 E-GMP 기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도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용 전기차 모델 7개의 스케치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전용 플랫폼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이번 전용 전기차 플랫폼 공개로 경쟁업체들에 비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