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600선을 넘어서는 기록적 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개미들은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증시 강세가 부동산 규제에 따른 유동성 쏠림과 원화 강세 등에 기인한 측면이 크기에 상황에 따라 언제든 조정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로 증시가 실물경제를 과도하게 앞서가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는 것도 불안감의 한 이유다.
주변 개미들에게는 내년 3월 재개되는 공매도 제도 관련 불확실성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아직 제도개선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한 까닭이다. 이러다 결국 공매도가 다시 시작되면 최근 순매수세를 보이는 외국인이 다시 매도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 금융 당국은 더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하지 않고 재개 전까지 제도 손질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뾰족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도입 욕구가 많았던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을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은 2년간 개발작업에 매달렸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별심사에 나와 연말까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당국은 그 대신 공매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인식을 뿌리내리게 한 개인과 기관 간 차별 해소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개인의 공매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사례조사 등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결과가 나오면 시장 의견을 종합해 정책방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투자자가 대출의 담보로 맡긴 주식을 공매도 물량으로 편입하는 방식을 검토한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에 대해 갑론을박이 거센 상황인 만큼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이 꺼낸 홍콩식 공매도(대형주에 한해 허용) 방식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한다”는 금융위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는 24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공매도 관련 법안을 본격 논의한다. 현재까지 국회에 발의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보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거나(김태흠) 공매도 종목을 제한하는(김한정·김병욱) 내용부터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까지 다양하다. 금융위는 불법 공매도에 1년 이상 징역이나 부당이득액의 3~5배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하는 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공매도 제도 개선시한은 공교롭게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공매도 관련 논의가 표심에 좌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주식양도소득세 부과대상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려던 정부 방침이 여론에 밀려 뒤집힌 적이 있기에 공매도 제도 역시 비슷한 흐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코스피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는 지금, 개미와 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당국의 혜안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