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1기신도시지만 文정부 이후 격차 더 커져
‘분당-일산’ 아파트 매매가격 격차 922만원→ 2367만3000원
베드타운·인근 3기 신도시 발표 등 일산 집값 발목 잡아
반면, 분당은 신분당선 개통으로 강남 직주근접성 더 개선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최근 서울 거주자들이 고양시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지만, 과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였던 일산은 아파트 가격이 영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1기 신도시인 성남 분당구의 집값이 점점 오르는 것과 비교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본 결과,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경기 성남분당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246만3000원, 일산동구는 1324만4000원으로 두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격차가 922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분당구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올해 10월 성남 분당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3839만8000원으로 올랐지만, 일산동구는 1472만5000원으로 상승한 것에 그치면서 두 지역의 아파트 가격격차는 922만원에서 2367만3000원으로 벌어졌다.
원인 중 하나로 이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경기도 아파트 가격이 치솟아 오를 때 인근에 발표된 3기 신도시로 인해 일산 아파트 가격은 오르지 못한 점이 있다. 또, 분당과 달리 일산은 일자리 없는 베드타운이라는 점도 있다.
게다가 최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5억원 이하의 주택을 살 때 지원하는 디딤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일산 덕이동 하이파크시티를 거론한 탓에 ‘낮은 집값을 광고 하느냐’는 일산 주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분당과 일산의 아파트 가격 격차는 실거래가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성남분당구 구미동에 위치하는 ‘까치마을 4단지(선경)’ 전용 84㎡의 경우 지난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에만 하더라도 6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올해 10월에는 해당 아파트의 같은 평형대가 12억3000만원(13층)에 거래되면서 89.23%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남 분당구 서현동에 위치한 ‘시범한신’ 전용 84㎡도 지난 2017년 5월 6억7900만원(15층)에 매매가 이뤄졌지만, 올해 10월에는 13억4800만원(12층)에 거래돼 98.53% 치솟아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분당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일산은 비교적 낮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경기일산동구 마두동에 위치하는 ‘강촌마을(라이프)’ 전용 84㎡는 지난 2017년 5월 4억3900만원(8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10월에는 5억6000만원(8층)에 거래되는데 그쳐 27.56% 상승률을 보였다.
일산동구 중산동에 위치한 ‘하늘마을 5단지’ 전용면적 84㎡도 2017년 5월 3억4500만원(14층)에 매매됐지만, 올해 10월엔 4억6500만원(10층)에 거래돼 34.78%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일산과 분당은 같은 1기신도시로 시작했지만, 분당은 분당선에 신분당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을 높였지만, 일산은 경의중앙선과 경쟁력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3호선 연장 일산선에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산은 GTX사업 속도를 높이거나 기업 유치가 있어야 타 지역과의 가격 격차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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