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영국 뉴캐슬에 사는 주인공 다니엘 블레이크의 이야기를 다룬다. 오랜 지병인 심장병을 앓아 일을 그만두라는 의사의 권고로 고용지원센터에서 지원을 받으려는 주인공은 복잡한 복지시스템에 혜택은커녕 큰 절망감을 안게 된다. 형식적인 복지 행정의 사각지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영화는 주민들의 복지 행정 불만을 밀도 깊게 그려 냈다.
영화를 보면서 ‘자치구의 복지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 복지라 하면 생계 관련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제도라는 문제의식이 강했다.
하지만 2020년 우리 사회는 문화, 주거, 환경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보다 인간다운 삶의 질이 중요하고 복지의 영역도 광범위하게 넓어져야 한다고 본다.
우리 사회는 급격하게 노령화되고,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가족 내 돌봄 기능이 약화되어 돌봄 사각의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또한 개인의 소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민관계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은평구는 타 자치구보다 빨리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이에 따른 돌봄 수요의 증가로 지역사회 중심 통합돌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돌봄과 복지, 주거, 교통, 문화, 환경, 안전, 의료, 보건의 유기적인 연계로 공공과 민간의 협력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복지는 이제 인간의 라이프스타일과 함께하는 융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은평에서 추진하는 통합 복지체계의 시급한 과제가 은평복지재단 설립이다. 구에서는 2021년 하반기 설립을 통해 주민복지 수요와 지역자원 등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기초조사와 전문 연구기능을 개발하고자 한다. 이제 복지도 부서별 협업을 통해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민간경제 주체와의 협치도 가능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복지재단에서 할 필요가 있다.
1년 전 설립된 광진구 복지재단의 경우 코로나19의 어려운 시기에 모금활동이 활발해 주민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생계를 지원하는 수동적인 복지가 아닌 모든 인간 삶의 질을 뒷받침할 능동적인 복지는 전문성을 담보로 한 통합복지 시스템인 복지재단에서 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이제 복지는 지역경제와 함께해야 한다. 각 지역 내 복지 관련 자원을 묶어내 지역에서 경제의 활성화까지 이뤄낸다면 주민을 위한 일석이조의 정책이 될 수 있다.
최근 은평에서는 퇴원 어르신 일상생활 복귀를 위한 케어 B&B(중간집) 업무 협약식이 체결됐다. 퇴원 후 바로 집으로 가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돌봄, 의료 안심을 누릴 수 있는 중간집 이용을 위한 서비스이다. 또 돌봄이 필요한 근골격계 질환자를 위한 제도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