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호암 추도식’ 참석 관심

실용주의·동행 행보 확대 강화

해외경영 다음 행선지 日 유력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처음 열린 삼성전자 51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의 기반을 구축하자”고 다짐했다. [삼성전자 제공]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처음 열린 삼성전자 51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의 기반을 구축하자”고 다짐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이재용 총수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새로운 반세기 첫발을 디딘 ‘뉴 삼성’에 관심이 쏠린다. 장례를 치른지 얼마되지 않아 이재용 부회장이 창립기념식에 직접 참석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재계의 예상대로 이 부회장은 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51주년 창립기념식(창립기념일 11월 1일)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영상 메시지를 통한 공식 발언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의 창립기념사를 통해 그의 100년 기업을 향한 도약의 의지는 고스란히 전달됐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오는 19일 호암 이병철 회장의 기일에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51주년 삼성전자 창립기념행사에서 “이건희 회장님이 남기신 도전과 열정을 이어받아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의 기반을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이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창립 50주년에서 밝힌 영상 메시지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다가올 50년을 준비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이 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뉴 삼성’은 이같은 100년 기업을 향한 혁신과 동행의 투트랙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격화, 사법 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에도 총수 구심점을 바탕으로 흔들림없이 경영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이르면 연내 회장으로 승격되고 쇄신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건희 회장 별세 직전까지 종횡무진 했던 해외 현장경영 행보는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 행선지로는 일본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지난달 베트남 출장에서 귀국할 당시 “고객을 만나러 일본에 가긴 가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일본에 가면 현지 반도체 핵심소재 협력업체와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기업들과 만나 전략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일본은 이건희 회장의 오랜 친구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매년 10월 ‘이건희와 일본 친구들(LJF)’ 모임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현지에서 추모 모임이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LJF는 무라타제작소, 교세라, TDK 등 일본을 대표하는 9개 전자부품회사 사장들의 모임이다. 작년 이 부회장은 한국에 이들 멤버를 초대해 식사를 함께 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동행’ 행보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베트남 출장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떤 큰 변화가 닥치더라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우자”고 강조한 뒤 “뒤쳐지는 이웃이 없도록 주위를 살피자. 조금만 힘을 더 내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삼성전자 창립 51주년 기념 동영상에서도 코로나19 방역에 구슬땀 흘리는 임직원 모습과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한 영덕연수원 등 사회와 ‘상생’하는 모습이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매출(66조9600억원)과 세계 5위 브랜드가치(623억달러) 성과보다 먼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재판 리스크는 큰 부담이다. 이 부회장은 이달 9일과 30일 예정된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내년 1월부터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관련 재판도 시작된다. 향후 이 부회장을 둘러싼 재판 리스크는 3~4년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장례를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재용 부회장의 향후 행보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이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면서 주요 경영 현안을 더 꼼꼼히 챙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