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채널4 뉴스 합동 인터뷰서 발언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이 4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정부 퇴진 및 군주제 개혁 요구 시위와 관련해 내놓은 첫 공개 발언에서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내놓았다.
1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와치랄롱꼰 국왕은 수도 방콕 왕궁에서 왕실 행사 중 CNN·채널4 뉴스와 한 합동 인터뷰에서 반정부 시위에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시위대를 향해 발언해달라는 요청에 “노 코멘트”라고 입을 연 와치랄롱꼰 국왕은 “우리는 그래도 여전히 그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왕의 권력 제한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협상할 여지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태국은 타협의 땅”이라는 말을 남겼다.
현재 68세인 와치랄롱꼰 국왕이 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한 것은 왕세자 시절인 1979년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인터뷰는 이례적이다.
통상 왕궁에서 진행되는 왕실 행사에는 왕실 전담 뉴스 팀에게만 취재가 허용되지만, 이번에는 외신 기자단이 와치랄롱꼰 국왕을 보기 위해 기다리는 군중 사이에 앉아있도록 초대됐다.
CNN은 “국제적으로 태국 왕실이 국왕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국왕을 상징하는 노란색 옷을 입은 지지자 수천명이 궁에 모여 와치랄롱꼰 국왕, 수티다 왕비, 시리완나와리 나리랏 공주의 환영을 받았다.
나리랏 공주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태국은 평화로운 나라”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태국 국민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왕의 발언에 대해 시위대는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반정부 시위대 지도자 중 한 명인 주타팁 시리칸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국왕의 발언에 대해 “그저 말뿐인 것 같다”며 “타협이란 단어는 현실에서 벌어진 일과는 정반대다. 현실에선 법과 공권력을 동원한 탄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태국 전역에서는 학생들이 주도하는 민주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는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사임과 부패한 왕실을 개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