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를 놓고 이해관계자들의 해석이 제각각이다. 부실한 펀드 운용으로 일차적 원인을 제공한 운용사의 책임은 차치하고, 이를 판매한 금융사(증권·은행), 유가증권 실물을 보관하는 수탁사(통상 은행), 일반 회계업무를 대행하는 사무회사의 항변은 모두 자신들만의 논리와 이유가 있다.
그러나 최근 사모펀드를 둘러싼 사태의 최대 이해관계자이자 피해자는 단연 투자자들이다. ‘금융소비자’라고도 불리는 투자자들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의 입을 빌려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내년에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집단분쟁조정제,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 금융소비자를 위한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속속 관련법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 표를 의식한 의원들의 발의라고 평가절하하더라도 이번 사안을 계기로 금융투자시장은 자체 정화를 추진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미 금융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도 실질적인 제도 개선, 철저한 금융 당국의 감독 강화 요구와 함께 금융사의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이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 지난 9월 28일 법무부가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증거개시제도 도입을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재계는 소송 남발로 인한 기업활동 위축과 과잉 입법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로 혁신금융시장을 조성하겠다고 문을 활짝 열더니 시장 일각의 문제를 침소봉대해서 다시 문턱을 높이고 문을 걸어 잠그려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최근에 만난 한 금융계 원로는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최근 사태에 대한 해법을 조심스레 제시했다. 그는 “해외 지사에 근무할 당시 현지 당국이 이해관계자로 주식거래 여부를 조사한 적이 있다. 기억 못 할 정도로 소규모였고 30년 전만 해도 금융 시스템이 견고하지 못해 귀찮은 마음에 그냥 넘어갈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다”면서도 “당시 규정상에 적발 시 직위 해제는 물론이고 기관 경고까지 갈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당국이 각종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도 일리가 있지만 지금과 같이 투자자 진입장벽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도 했다. 투자의 개인 책임은 당연한 것이고, 금융사들도 불법·편법이 적발되면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인식이 정착되지 않는 이상 최근 사모펀드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법의 최고 지향점은 무법(無法)이다. 강력한 제재안은 명목적으로 존재할 뿐 이를 적용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 통제하는 금융투자업계 내부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금융투자시장의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대로 해라. 그러나 걸리면 끝”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