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모두 증시서 3%대 급락
예상 넘어선 충당금에 배당 기대감 타격
증권가 “비용 이슈, 매해 계절적 요인 될수도”
“정의선 취임 이후 '빅배스'…불확실성 완화”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현대·기아차가 엔진 결함 논란과 관련해 충당금 등 3조4000억원 규모의 품질 비용을 반영하기로 하면서, 중장기적인 펀더멘털(기초체력)의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증권업계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적 위축으로 인해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엔진 교환율 등 충당금을 산정하는 기준을 보수적으로 잡으면서 추가 비용 발생에 대한 리스크를 낮췄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20일 오전 9시 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날 대비 3.7% 하락한 16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차 역시 3% 급락한 4만5300원을 지나고 있다.
이날 주가 급락은 전날 현대·기아차가 3분기 실적에 각각 2조1300억원, 1조2600억원 등 총 3조390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반영했다고 밝힌 결과로 풀이된다.
일단 시장은 충당금 규모가 예상을 크게 웃돈다는 점에서 주가에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보는 모습이다. 현대·기아차는 엔진 결함과 관련해 지난 2018년 3분기와 지난해 3분기, 각각 4600억원, 9200억원씩 충당금 형태로 손실을 반영했다. 회사 측은 "평생 보증을 발표한 뒤 엔진 교환 사례가 예상보다 많았고, 보증 기간도 당초 추정했던 12.6년 수준에서 19.5년으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현대차의 결정으로 회사의 펀더멘털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년간 현대·기아차 합산 총 4조7000억원에 달하는 품질 비용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막대한 기회비용이고, 특히 올해의 경우 중간 배당도 실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논란이 됐던 북미 외에 다른 시장에서 품질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앞선 리콜의 적정성에 대한 미국의 적정성 여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 여전히 엔진 결함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아있기도 하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품질비용 이슈가 3년 연속 3분기에 발생하면서, 연간 품질 비용을 되돌아보는 계절적 요인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라며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로 전기차 시대에도 품질비용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충당금 반영으로 추가적인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는 점에 주목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콜 대상이 아닌 엔진에 대해서도 선제 조치를 취한 점을 고려하면, 잠재적 부실 요소를 고려해 보수적으로 비용이 산정됐다고 판단된다"며 "향후 충당금 설정 가능성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충당금 반영은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도약을 앞두고 마지막 빅배스(Big Bath)로 볼 여지가 있다"며 "이미 신차에는 차세대 엔진이 적용돼 있고, 내년 이후 전기차 중심의 차량 생산 사이클이 시작된다는 점에서도 세타 엔진의 중요성은 과거처럼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