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당 10개까지 복수의결권 부여

10년 한도…양도·상속시에는 일반주 전환

상법상 특례법 마련해 정부입법 계획

[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비상장 벤처기업들이 경영권 희석에 대한 우려 없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1주당 최대 10개까지 복수의결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정부입법으로 추진된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는 16일 제1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연내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을 정부입법으로 추진, 복수의결권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복수의결권주식은 1주에 2개 이상의 의결권이 부여된 주식이다. 비상장벤처가 외부 투자를 유치하면 창업자의 지분이 낮아지면서 경영권이 희석될 수 있는데, 창업과 벤처 투자가 활발한 국가에서는 창업자의 의결권 비중을 높이기 위해 복수의결권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이 복수의결권 구조로 지난 2004년 상장에 성공하면서 기술 기업의 복수의결권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알파벳 공동창업자인 래리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주식 수에서는 지분이 11.4%이지만, 의결권 비중은 51.5%를 보유하고 있다.

복수의결권은 지난 2017년 혁신벤처단체협의회 등 국내 벤처 업계에서도 도입이 지속적으로 건의됐던 내용이다. 이에 지난해부터 정부도 복수의결권주식 도입 방안을 검토해왔다.

상법상 특례로 입법 추진되는 복수의결권주식은 ▷비상장 벤처기업에 한해 ▷창업주로 지분 30% 이상을 소유하면서 현재 회사를 경영하는 이에게만 발행된다. 공동창업의 경우 현재 이사로 재직중인 이들의 지분을 합산해 50% 이상이면 각각 복수의결권 주식이 가능하다.

복수의결권 주식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창업주 지분이 30% 이하로 떨어지거나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할 경우 발행할 수 있다. 1회에 한해 1주당 의결권 10개 한도로 발행 가능하다. 존속기간은 최대 10년이고, 발행할 때에는 발행된 주식 총수의 3분의 4에 해당하는 동의를 받아야 한다.

상속이나 양도, 해당 창업주가 이사를 사임할 때에는 복수의결권 주식이 보통주로 전환된다. 편법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해당 벤처가 상장할 때에는 보통주로 전환되는데, 창업주의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3년의 유예기간을 둔다. 복수의결권주식은 상장이 불가능하다.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한 벤처가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되는 경우에도 보통주로 전환된다.

복수의결권주식 발행 후 벤처기업 지위를 잃게되도, 복수의결권주식은 존속기간과 유예기간이 만료될때까지 유효하다. 또 감사의 선임이나 해임, 이사의 보수, 이익 배당 등 주요 의결사항에 대해서는 복수의결권이 적용되지 않고 1주당 1의결권만 적용된다. 복수의결권주식의 변경사항과 관련해 정관을 바꿀 때에도 1주당 의결권은 1개만 유효하다.

복수의결권 발행 기업은 그 요건과 존속기간 등을 중기부에 보고하고, 정관과 관보를 통해서도 알려야한다. 정부는 오는 12월까지 규제심사와 법제처 심사를 받아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벤처기업은 코로나19로 모든 경제지표가 하락한 상황에서도 일자리와 기업가치 측면에서 우리 경제의 중심축이자 버팀목이 됐다”며 “복수의결권 도입처럼 벤처 4대강국 실현과 혁신적인 벤처·창업기업이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