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하루 2만 확진

지역별 바이러스 방어 안간힘

술집·식당 ‘가구간 만남’ 금지

대중교통 이용 자제 권고도

15일(현지시간) 말을 타고 런던 중심부 거리를 순찰하고 있는 경찰들의 모습. 런던시는 17일부터 코로나19 대응 3단계 조치 중 3단계인 높음을 적용한다. [EPA]
15일(현지시간) 말을 타고 런던 중심부 거리를 순찰하고 있는 경찰들의 모습. 런던시는 17일부터 코로나19 대응 3단계 조치 중 3단계인 높음을 적용한다. [EPA]

영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하루에 2만명에 육박하는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제 2의 물결’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최근 내놓은 코로나19 대응 3단계 조치를 바탕으로 지역별 바이러스 재확산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도 런던에서도 주말부터 타 가구 구성원과의 실내 만남 등이 금지된다.

런던시는 17일부터 코로나19 대응 3단계 조치 중 2단계인 ‘높음’를 적용한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높음 수준 하에서는 자택을 비롯해 술집과 식당 등 모든 실내에서 다른 가구 구성원과의 만남이 금지되고, 대중교통 이용도 자제가 권고된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이날 지역 하원의원들과의 만남에서 “우리는 혹독한 겨울을 앞에 두고 있다”면서 “누구도 더 많은 제한을 원하지 않지만, 런던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런던의 인구 10만명 당 환자 수는 97명으로, 뉴욕타임스(NYT)는 “(런던의 상황이) 중간에서 고위험 단계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12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긴급안보회의인 코브라회의에서 지역별로 감염률에 따라 ▷보통(medium) ▷높음(high) ▷매우 높음(very high) 등 3단계로 구분하는 대응 시스템을 발표했다.당시 정부는 지역별로 제각각 내려진 봉쇄조치를 단순화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남동부의 에식스와 북동부 및 중부 일부 지역도 ‘높음’ 단계 조치가 적용된다. 맷 행콕 보건장관은 같은날 하원에 출석해 “유례없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결정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조치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단계 격상에 따른 지역 정부의 반발도 만만찮다. 이날 칸 시장은 정부의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을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곧 ‘매우 높음’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알려진 그레이터 맨체스터 정부도 추가 지원 없이는 중앙정부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지역별 단계적 대응이 아닌 일시적 봉쇄 조치인 이른바 ‘서킷 브레이커’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13일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계획은 효과가 없다”면서 “잉글랜드 지역에 2~3주 동안만 필수적 근무와 이동만을 허용하는 서킷 브레이커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는 14일부터 4주간 자체적으로 영국에서 가장 먼저 서킷 브레이커를 도입했다.

한편 영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7개월만에 참석한 외부행사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등장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15일 윌리엄 왕세손과 함께 잉글랜드 솔즈베리 인근의 영국국방과학기술연구소를 방문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으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했다. 행사 참석자들도 사전에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국 캠페인 그룹의 대표인 그레이엄 스미스는 “여왕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고, 유명 언론인인 피어스 모건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나라가 또 다른 봉쇄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왕실이 보여야 할 현명한 행동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