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혜택 기준 미달해도

판매·운용사 감추면 그만

금감원 “안 봐서 잘 몰라”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A판매사는 한 운용사에서 운용하는 코스닥벤처펀드를 비교해보다가 의아했다. 비슷한 자산을 편입한다는 두 펀드 간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서다. 알아보니 한 펀드에서 포트폴리오 요건을 어겨 우선배정을 받지 못했다는 답을 듣게 됐다. 판매사는 고민에 빠졌다. 운용사의 잘못을 알린다면 투자자들은 그 동안 받은 세제혜택을 고스란히 뱉어내야한다.

세제혜택 요건을 미충족하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사와 운용사들이 모두 입을 다물면 외부에서 이를 감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코스닥벤처펀드가 부당하게 세제혜택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닥벤처펀드에 부여된 세제혜택은 1인당 투자금액의 10% 소득공제다. 한도는 3000만원으로 소득공제 혜택은 이의 10%인 300만원이 최대다. 올해 12월 31일까지 매수완료된 투자금이 대상이며 펀드 의무보유기간은 3년이다.

운용사들은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 벤처기업에 포트폴리오의 50%를 투자해야한다. 세부적으로는 벤처기업 신주 15%,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에 상장한 중소·중견기업 신주·구주에 35%를 투자해야 한다. 초기 6개월 안에 투자비율을 맞춘 뒤에는 일평균으로 요건을 충족해야한다. 이를 어기면 코스닥벤처펀드라 하더라도 세제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벤처펀드 잔고는 공모 및 사모를 모두 포함해 2조4000억원에 달한다. 판매사나 투자자들이 이 같은 요건을 충족했는 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직접 신탁내역서를 요청해 계산해야하는데, 결코 쉽지 않다.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운용사는 내부통제도 이뤄지지 않는다.

운용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검사를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모럴헤저드가 일어나도 알아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설령 판매사가 이를 찾아냈어도 알릴 유인이 떨어진다. 판매사 관계자는 “벤처기업 편입요건을 6개월 이상 어긴 운용사가 나타났다”면서도 “이를 고객들에게 알려 문제를 키우면 우리회사 고객들만 세제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어 쉬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련 당국도 손을 놓고 있다. 세제혜택은 국세청 소관이지만, 국세청이 한번도 세제혜택 상품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진행한 적이 없다. 금융당국 또한 문제가 드러나기 전까지 검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감시 사각지대가 이어지는 동안 부당하게 세제혜택을 챙겨가는 사례는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편입요건을 지키지 않은 코스닥벤처펀드가 있다면 검사에 들어가겠지만, 이를 지키고 있는지 보지는 않고 있다”며 “부당하게 세제혜택을 받은 부분이 생긴다면, 이는 과세당국과 협의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