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을 두고 본격적인 공방이 시작됐다.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 자리에서 "기업규제 3법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비판에 대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추구하는 것은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것"이라며 '기업 옥죄기' 주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 위원장은 "단기간 기업들이 불편해할 수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론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 우리 경제를 성장시키고 기업 가치를 높여가는 방안"이라고 답했다.

조 위원장은 "소수 지분을 가진 총수일가가 전체 경영에 대한 의사 결정을 좌지우지하고 어떤 견제도 받지 않는 게 시장논리냐"는 박광온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스스로 시장의 건전한 원리와 주주의 감시를 받는 가운데 경영을 하는 것이 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시장경제 전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야당은 정권이 바뀌면서 공정위가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2017년 8월 공정위에서 보고받은 '공정위 소관 법안 자료' 보고서를 제시하며 "공정 경쟁의 질서를 만들고 건전한 경제 생태계를 관리 감독하는 정부 기관이 정권·기관장이 바뀔 때마다 기준을 바꾼다면 경제 생태계에 참여한 수많은 기업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속고발권 폐지,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 강화, 사익편취 규제 대상 확대 등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에 '신중 검토' 입장을 밝혔지만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 개정안에 힘을 실었다.

공정위는 전속고발권제 폐지에 대해 전 정부에서는 “전면 폐지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정권이 바뀌자 “법 집행체계를 종합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종전 입장을 뒤집었다. 전속고발권제 폐지는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에서도 핵심 쟁점에 속한다. 전 정부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였던 조항들에 대해서도 정권이 바뀌자마자 “개선이 필요하다”고 공식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오락가락 입장이 바뀐 게 아니다"며 "상황 변화에 따라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용가능하고 합리적인 수준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