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계획안 도건위 기습 상정
낮은 보상비…분할 지급 제시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지정안 ‘기습’ 상정을 둘러싸고 다른 원매자를 배제하고 헐값에 매입하려는 전략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서울시는 제14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송현동 부지 관련 북촌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변경안은 대한항공이 보유한 3만6642㎡ 규모의 송현동 부지를 특별계획구역에서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권익위와 대한항공 측에 계획변경안의 상정 계획과 일정을 수차례 알렸다”고 반박하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상정된 변경계획안의 의결 여부는 외부위원들을 중심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가 변경 계획안을 의결할 경우, 권익위의 최종 조정안은 사실상 무의미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6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 서울시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권익위에 문화공원 지정이 위법하다며 민원을 제출했다. 권익위는 2차례 회의 끝에 “대한항공, 서울시 등이 참여하는 최종 조정을 통해 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지난달 21일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최종 조정안이 나오기 전에 변경계획안 의결을 서두르는 것은 대한항공이 다른 기업에 부지를 판매할 여지를 없애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가 서울 도심에 위치한 만큼 시세가 최소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송현동 부지를 판 금액으로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운영자금을 보충하겠다는 게 대한항공의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부지 보상비로 시세를 훨씬 밑도는 4670억원을 제시했다. 이마저도 2022년까지 분할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이 미처 확보되지 않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일단 문화공원으로 만들겠다는 땅을 사겠다고 나설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다른 원매자가 없는 상황이라면 대한항공은 서울시와의 가격 및 대금 납부 기한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5월말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직후 이뤄진 입찰에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경영난에 처한 대한항공이 지난 2월에 현금확보를 위해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을 당시 15개 업체가 입찰 참가의향서를 낸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당혹스러우며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권익위 중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인 동시에 권익위의 중재 노력까지 모두 무시하는 일방적 처사”라고 말했다. 양대근·원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