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라서 사안 심각하게 봤다’ 기존 진술과 모순

검찰 조사 받은 재산은닉은 무혐의…유시민 질문도 없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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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잔여 수사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피해자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법정에서 ‘기자가 보낸 편지에 겁을 먹었다’고 했지만, 정작 자신의 변호인으로부터 한동훈 검사장의 이름을 들은 시점은 채널A가 취재중단 지시를 내린 이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고검에는 한 검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정진웅 차장검사의 감찰 사건이 계류 중이다.

이철 “검찰 조사 때 유시민 이사장 질문 없었다”

전날 이 전 대표는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모 전 채널A 기자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3월 25일 이모 변호사와 접견했고, 총장 최측근이라는 게 한동훈 검사장이냐고 물었더니 맞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3월 25일에서야 비로소 한동훈 검사장의 이름을 들은 것이냐”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채널A 기자로부터 겁을 먹었다고 진술한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채널A 기자가 다섯차례에 걸쳐 보낸 편지, 다른 하나는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들은 취재 내용이다. 이 전 대표는 편지를 받았을 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이 전 기자가 말하는 검찰 관계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인 한 검사장이라는 점을 알게 되자 사안을 심각하게 여겼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편지를 받은 시점은 2월17일~3월11일 사이다. 이 전 대표 진술대로라면 한 검사장의 존재를 확인한 시점이 편지를 받고 겁을 먹었다는 시점보다 나중이다. 원인과 결과 순서가 바뀌는 셈이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3월 12일 남부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지만, 관련 혐의는 재산은닉에 관한 것이었고 유 이사장에 대한 내용을 추궁당하지는 않았다. 이 전 대표는 범죄수익은닉법 위반에 관해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다는 점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했다. 검찰과 결탁해 이 전 기자가 유 이사장의 비위사실을 알아내려 했는데, 정작 검찰은 유 이사장에 대해 묻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애초에 정·관계 로비 장부가 존재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이 전 대표의 진술은 검찰 수사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검사장 입장에서는 채널A 취재가 이뤄진 1월말~ 3월22일까지 이 전 대표가 자신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채널A 취재 내역 들었냐는 질문에 “상세히 전달받지 못해” 답변

이 전 대표가 편지 외에 이모 변호사와의 접견을 통해 채널A 취재 상황을 알았다는 공소사실도 상당부분 유지가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수감중이던 이 전 대표는 채널A 취재진은 물론, ‘검언유착 의혹’ 제보자 지모씨와도 만난적이 없다. 이 전 기자→지씨→이모 변호사→이철 전 대표 순으로 의사전달이 되는 구조다.

이 전 대표는 법정 증언을 통해 이 변호사로부터 구체적인 취재 내역을 들은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전 기자가 ‘높은 사람들과 통화했다’라고 하거나 ‘(이 전 대표의) 와이프만 아니라 친척들까지 문제가 된다’고 말한 부분, 이 전 대표의 배우자가 선처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내용 등에 관해 “들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결국 이 전 대표가 강요미수 피해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협박’은 편지에 한정되는 셈이다. 이 전 대표는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하게 전달받지는 못했다”고 했다. 사건 내막을 잘 아는 한 변호사는 “이철이 이 변호사를 만나서 들었다는 내용이 검찰 공소사실의 절반을 차지한다”라고 했다.

실제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수사상황을 구체적으로 예측하지 못했다. 변호인이 “이 전 기자가 특정인의 소환을 예상했다던지, (밸류인베스트코리아 관계사인)B사와 L사 등 수사 상황 관련해 맞힌 게 있느냐”는 질문에 이 전 대표는 “더 연락이 추가로 왔다면 그런 것도 맞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느꼈다”고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