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재배·출하·유통…스마트팜 종합 서비스

시세·동향 예측…변수 분석하며 솔루션 제공

농가 사고시 전담 매니저 출동 원인 분석도

2017년 창업 이후 3년만에 회원 1만곳 목표

“하드웨어 개발…3세대엔 농업 투잡시대도 가능”

그린랩스 사무실 입구의 수직농장 앞. 이 회사 신상훈 대표는 스마트팜 기술로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상섭 기자
그린랩스 사무실 입구의 수직농장 앞. 이 회사 신상훈 대표는 스마트팜 기술로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상섭 기자

일명 ‘배추값 2년 주기론’은 유명하다. 2년마다 배추값이 폭락과 폭등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밥상에 빠질 수 없는 배추조차 매년 가격이 급등락을 걱정할 정도로 농업은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다.

3년이면 유행이 끝난다는 작물쏠림 현상은 또 어떤가. 블루베리, 아로니아 등 숱한 작물들이 3년 고비를 못 넘겼고 농가들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 여러모로 농업에는 도처에 위기가 숨어 있다. 신상훈 그린랩스 대표는 스마트팜이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할 길이라 강조했다.

“그런 문제들이 결국 정보의 비대칭 때문입니다. 농사를 지을 때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보니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되거든요. 이런 작물을 해라, 하지 말라 하는 것보다 이런 선택을 했을 때 얼마만큼의 수익이 날 지 정확하게 예측해서 보여준다면 당연히 쏠림 현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연구개발(R&D)을 통해 시세를 분석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의 말처럼 그린랩스는 농업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분석해 초보농부들도 농사에 도전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농작물을 선택하는 것부터 기르는 것, 출하하고 유통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농사의 A부터 Z까지를 담당한다.

주요 서비스는 스마트팜 종합 서비스라 할 수 있는 ‘팜모닝’이다. 팜모닝을 이용해 스마트팜을 하겠다 신청하면 ‘고객성공 매니저’가 전담으로 붙는다. 작물을 선택하는 것부터 시설을 어떻게 갖출지, 비용이 얼마나 될지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 단계에서는 그린랩스가 대학 연구팀과 함께 경제 변수, 환경 변수, 식물 생육데이터 등을 고려해 분석한 솔루션이 나온다.

“수 년 간의 시세 변동에서부터 유가, 재배력(농작물 재배 시기에 관한 달력), 농법이나 병충해 정보 등을 개인이 찾아보려면 너무 어렵습니다. 저희는 앱 하나로 모든 정보를 제공해 고객들이 손쉽게 작물의 시세 변동을 볼 수 있고, 동향 예측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작물은 거의 다 찾아볼 수 있고, 국내에서 재배되는 수많은 작물 데이터를 매일 채우고 있습니다.”

작물을 기르는 과정에서는 센서와 사물인터넷(IoT) 등이 농부를 대신해 24시간 작물관리를 한다. 센서는 모든 상황을 실시간 감지하고, 수집된 데이터는 클라우드로 올려보낸다. 그린랩스는 데이터의 보안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국내 스마트팜 기업 중 유일하게 클라우드 방식을 택했다.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면 스마트폰 알림이 오고, IoT로 온실 천장을 닫는 등의 대응을 할 수 있다. 비닐하우스 내 습도가 적정 범위보다 높아지면 실내 팬을 돌려 습도를 낮출 수도 있다. 농가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면 전담 매니저가 출동해 원인을 분석한다. 신 대표는 “스마트팜은 농민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와 시설, 전담 직원이 받쳐주는 시스템이다 보니 초보농군도 부담을 덜 수 있다.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그린랩스 회원 농가가 2017년 창업 이후 3년여만에 1만곳을 목표로 이를 정도가 됐다. 무료보급형 정보제공 서비스인 ‘모닝노트’를 이용하는 농가까지 다 합한 규모다. 신 대표는 “고객 농가의 인터뷰와 실제 시장에 출하된 상품의 상태를 종합해보면 생산량이 최소 20~30%, 많게는 50%까지 늘었다”며 “저희가 제공하는 가이드만 따라가도 평균 이상의 품질이 나온다”고 밝혔다.

팜모닝이 제공하는 스마트팜은 2세대 수준으로 분류된다. 신 대표는 3세대까지 간다면 본격적인 농업 투잡시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3세대까지 가려면 하드웨어 개발이 많이 필요합니다. 온실 천장을 열고 창문을 닫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 로봇기술까지 적용돼 작물을 돌보는 수준이 돼야 하니까요. 사람이 재배지에 갈 필요가 없을 정도의 하드웨어가 나오려면 태양광 등을 활용해 에너지 자립형 시설도 갖춰야 합니다. 그러면서 수지타산이 맞도록 설계하는게 관건입니다.”

아직 3세대에 이르지 못했지만, 인력을 보강해 한국과 외국에서 동시에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사례도 나왔다. 천안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고객의 제안을 받아 베트남에서도 천안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한 딸기농장을 구축한 것. 센서와 IoT 등을 활용해 ‘아바타’처럼 농사를 짓고 수확만 베트남 현지 인부를 쓴다.

신 대표는 “베트남에서 수확한 딸기 맛 테스트까지 해봤는데, 국내에서 키운 것과 똑같았다. 동남아시아에 한국 딸기 수요가 굉장히 높 국내보다 더 비싸게 팔 수 있었다”고 전했다. 동남아 외에도 중앙아 등 식량자립 수요가 높은 곳에서 그린랩스 측에 협업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신 대표가 스마트팜 사업을 택한 것도 식량위기를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라 판단했기 때문. 아닌 게 아니라 기후변화와 인구증가는 인류를 식량위기로 내몰고 있고,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는 ‘식량민족주의’까지 촉발하고 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전 세계 인구가 50억명이 안 됐는데 지금은 70억명을 넘어섰고, 곧 100억이 됩니다. 땅은 한정돼 있는데 늘어나는 인류로 식량문제를 해결하려면 생산성이 더 높아져야 하죠. 생산성을 높일 유일한 대안은 스마트농업 밖에 없습니다. 같은 자원으로 생산량을 몇 배로 늘리면 그만큼 농작물 가격이 떨어지고 식량자립도 가능해지니까요.”

도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