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구 주안동 신일연립 재건축 조합원 36가구 아파트 입주 무산 위기

시공사 공사비 유용·횡령으로 신탁사 공매 강행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가칭)신일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이 아파트가 공매에 들어가자 항의를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가칭)신일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이 아파트가 공매에 들어가자 항의를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가칭)신일아파트 재건축 조합원 36가구가 완공을 한달여 앞둔 아파트가 공매에 들어가면서 입주가 무산될 위기에 빠졌다. 시공사가 공사대금을 횡령하면서 신탁사와 자금을 댄 대주단이 자금회수 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7일 무궁화신탁과 전자자산처분 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은 위탁자인 새늘종합건설 김모 대표와 체결한 관리형토지신탁계약과 관련, 담보로 제공된 미추홀구 주안로 35번길 26-24 토지와 이 토지 위에 건축(공사진척률 92%) 중인 건물을 일괄 매각하는 공매(공매번호 202009-34916-00)를 지난달 25일 공고했다.

공매는 지난 6일 오전 10시 381억3270만원에 첫 입찰을 시작해 7일까지 4차례에 걸쳐 입찰이 진행된다.

270억원의 PF자금을 댄 모아저축은행 등 7개 금융기관은 자금 회수를 목적으로 공매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업장의 원주민인 신일연립 조합원들은 사전 상의없이 진행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안로 35번길 26-24의 (가칭) 신일아파트 재건축 현장은 지난 2017년 9월 새늘종합건설 대표와 신일연립 거주자 36가구가 재건축에 동의해 건축허가를 새늘종합건설 대표에 위임, 관할청(미추홀구)에서 건축허가를 받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문제는 새늘종합건설이 하청업체 공사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재건축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새늘종합건설은 공사 진행에 따라 감리업체의 승인 후 공사 대금을 받아 하청업체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 이를 위해 감리업체의 도장을 불법으로 스캔받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안로 35번길 26-24의 (가칭) 신일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은 2018년 초 신일연립을 부수고 있는 모습.
주안로 35번길 26-24의 (가칭) 신일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은 2018년 초 신일연립을 부수고 있는 모습.

조합원들은 당초 8월말부터 입주하기로 했으나 이 문제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에서 전·월세 계약이 만료돼 길거리로 내쫓길 신세가 됐다. 조합원들은 원천적으로 신탁사의 관리 소홀이 문제라고 주장하며 7일 새벽부터 재건축 사업 현장 점유에 들어갔다.

재건축 아파트 완공을 두 달 여도 남겨두지 않은채 멈춰 있는 (가칭) 신일아파트 전경.
재건축 아파트 완공을 두 달 여도 남겨두지 않은채 멈춰 있는 (가칭) 신일아파트 전경.

한 조합원은 “새늘종합건설의 하청업체 공사금 미지급 문제는 원천적으로 신탁사의 관리 소홀 문제인데 신탁사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공매를 통해 환가 처분(투자금 회수)에 나섰다”며 “집 한채가 전 재산이었는데 입주를 두 달도 채 남기지 못하고 집을 고스란히 빼앗길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하소연했다.

현재 신일아파트 조합은 조합원 전체 명의의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며 일부 조합원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천지방법원이 지난 6일 가처분 결정(2020카합10517)을 내렸다.

이에 대해 PF주관사인 모아저축은행 관계자는 “주안로 35번길 26-24 현장은 재건축이 아닌 신축으로 건축허가가 난 상황”이라며 “이를 기준으로 PF를 일으켰고 공사가 지연되면서 환가 처분에 나선 것일 뿐 금융기관이 부당하게 서민들의 집을 뺏는 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7일 조합원들이 은행으로 방문해 그간의 얘기를 듣게 됐다”며 “관련 대책을 대주단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사 하청업체들도 이날부터 밀린 공사대금에 대한 유치권 설정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