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유보소득 차익과세 강행
개인유사법인 사내유보금에 과세 추진
가족기업인 상당수 중소기업이 적용대상
“위험대비한 유보소득에 획일 적용 불합리”
정부가 대기업 법인세 인상에 이어 내년부터 중소기업에까지 전방위적인 증세 정책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소기업들이 존폐 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서 자칫 기업들의 성장 기회를 빼앗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6일 정부가 추진 중인 이러한 ‘개인유사법인의 사내유보금 과세제도’가 오히려 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발표된 세법 개정안에 포함된 개인유사법인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는 최대주주와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지분이 80% 이상인 가족기업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가족이 주주인 개인유사법인의 초과유보소득(적정 사내유보금을 초과해 쌓은 유보금)을 배당으로 간주해 과세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재계는 이 제도가 중소기업의 성장은 물론 청년창업까지 저해할 수 있어 도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중소기업중앙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특수관계자 지분이 80% 이상인 중소기업은 조사대상 300곳 중 148곳(49.3%)에 달했다.
한경연은 기업이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 유보소득을 늘릴 수 있는데도 유보금이 많아졌다고 상당수의 중소기업에 획일적 과세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및 법인세 최고세율 3% 인상을 적용한 데 이어 중소기업에까지 사내유보금 과세를 도입해 전방위적인 증세 정책을 완성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유보소득 전체를 현금으로 가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금이 부족한 법인은 배당 자체를 할 수 없는데도 배당으로 간주된다”면서 “결국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대부분이 가족이 주주인 개인유사법인으로 출발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제도가 청년 창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임 부연구위원은 “중소기업 현실을 무시하고 ‘가족기업은 잠재적 탈세자’라는 프레임을 씌운다”면서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보다 2배 높은 상황에서 청년창업을 지원·육성한다는 정부 정책에도 반한다”고 강조했다.
이 제도에 따라 개인유사법인이 사내유보금 과세를 피하려면 원하지 않은 배당을 해야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성장기반인 자본 축적을 저해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 부연구위원은 “기업은 미래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사내유보금을 적립하고, 적립된 자본은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면서 “사내유보금이 많이 적립됐다는 이유만으로 과세하는 것은 투자·연구개발 등을 통한 기업의 미래성장을 어렵게 한다”고 우려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존폐기로에 서 있는 상황에 중소기업의 성장을 더 어렵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고, 이는 곧 국가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