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세속 중국-일본 ‘3파전’

국내 LG화학-삼성SDI-SK이노

하나같이 ‘동맹전선 구축’ 격돌

장소를 불문하고 전기를 쓰고 싶었던 인간의 욕망에서 출발한 배터리가 전 세계 산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국가 간 기술 전쟁을 넘어 기업의 사활을 건 ‘데스매치(Death Match)’다. 배터리의 시작은 미미했다. 흔히 ‘워크맨’으로 불리던 카세트플레이어나 CD플레이어의 보조 전원 장치에 불과했다.

배터리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건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다. 배터리는 휴대용 IT 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던 조연의 설움을 일거에 날렸다. 산업계의 주연으로 급부상했다. 전기차로 대변되는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드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활용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관련기사 3·12면

국제·국내 경쟁 구도는 ‘더블 삼강’ 구도다. 글로벌 경쟁 지형도는 한국의 우세 속에 중국과 일본이 함께 자웅을 겨룬다. 태동기의 강자는 단연 일본이었다. 1991년 소니가 리튬이온배터리를 최초로 상용화하면서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유의미한 플레이어는 파나소닉 정도다.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CATL, BYD가 메인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산업 지형도는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3강으로 압축된다. 3사 그룹 총수들은 배터리를 고리로 나란히 동맹 전선을 구축했고, LG화학은 글로벌 1위 헤게모니 수성을 위해 배터리 사업부 분사를 결정했다.

예측 불가의 영역인 배터리 전쟁에서 전문가들은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가격, 규제 및 보조정책 등을 꼽는다. 핵심인 주행거리는 가솔린자동차의 1회 주유 주행거리인 700㎞가 지향점이다. 대안으로 전고체 배터리가 지목되기도 한다. 정부의 규제 환경 또한 무시 못할 변수다. 최근 전기차 급속 충전기 사용 요금의 특례 할인 일몰은 배터리 업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 판매가 대중화되기까지 결국 관건은 기술과 생산 전쟁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기술 표준과 추격하는 후발국과의 생산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