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새 1조 …은행 축소안 마련
제2금융권 이동 풍선효과 우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통제 협의(14일)를 한 가운데 9월 5대 은행 신용대출 증가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 최근 나흘 간은 일평균 수천억대 규모다. 은행들이 연간 가계대출 축소 방안을 제시하라고 금융당국이 제시한 날짜(25일)도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막차’를 타려는 대출 폭증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대출 상한 제한에서 자유로운 2금융권으로 대출수요가 옮겨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에서 지난 나흘(14일~17일) 동안 신용대출로 시중에 풀려나간 자금은 9467억원(하나은행은 18일 제외)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9월들어 이뤄진 신용대출 총액은 2조원을 넘는다. 현 추세가 유지될 경우 사상 최대치였던 8월(4조755억원)을 넘어서는 신기록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은 오는 25일까지 가계대출 축소 방안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은행들에 통보했다. 축소방안을 내면 그에 따라 대출을 억제해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회의에서 사용처 기재를 통해 대출 자금의 용처 파악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신용대출에 ‘용처 표기’란 꼬리표가 붙는다면 불편이 증가하게 된다.
다만 금감원 관계자는 “당국 역시 용처 파악이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알고 있다. 의무 사항은 아니고 권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신용등급이 높은 차주들이 한도가 높은 2금융권으로 대출을 갈아탈 가능성을 우려한다. 고신용등급자들에게 주던 우대금리를 없애면 결과적으론 금리가 높아지게 되고, 1회 대출 총액 한도까지 줄어든다면 조금 금리가 높더라도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 2금융권을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생명보험사 등 일부 2금융권의 대출금리는 은행에 버금갈 정도로 낮은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자율로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관리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것은 사실상 신용대출을 어떻게 줄일 거냐고 묻는 것”이라며 “인위적으로 한도를 낮춰 공급을 줄이거나 금리를 올려서 수요를 위축시키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의 신용대출 증가세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폭증 원인 등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당국 차원에서 별도의 규제나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홍석희·이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