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라이더 보험 ‘사각지대’ 논란
쿠팡 “보험은 위탁사업자 라이더 개인 책임”
배민, 요기요는 보험 가입 의무화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 최근 ‘쿠팡이츠’ 라이더에 지원한 A씨. 라이더 보험 가입 의무 여부에 대한 질문에 회사 측은 ‘권고사항’이라고만 답했다. 보험료 부담을 고민하던 A씨는 결국 보험 없이 쿠팡이츠 라이더로 활동하기로 결심했다.
쿠팡이츠가 라이더 보험을 의무적으로 적용하지 않아 라이더 안전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배달앱시장이 ‘월 1조원 결제’ 수준으로 폭풍 성장하며 라이더 수요도 폭증하고 있지만 보험 의무 규정 없이 라이더만 양산한다면 각종 사고에 무방비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쿠팡이츠 "보험은 라이더 책임"
7일 배달플랫폼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라이더 관련보험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라이더는 유상운송보험과 산재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유상운송보험이란 배달 등 영업행위를 하는 차량으로 사고가 발생했을 시 상대 차량의 피해액을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산재보험이란 업무로 인해 발생한 사고·질병 등을 보장하는 보험이다.
특히 유상운송보험의 경우 연간 보험비용이 180만~400만원 수준이다. 이에 플랫폼기업이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지 않으면 라이더의 가입비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배달업계는 설명한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 관계자는 "쿠팡이츠 라이더는 회사와 계약한 위탁 사업자로, 보험 가입 선택도 라이더 개인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이츠는 경쟁 업체와 달리 배달 건당 한 건의 주문만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라이더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경쟁 업체의 경우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소속 라이더뿐 아니라 위탁 사업자에게도 마찬가지로 보험을 의무화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산재보험의 경우 회사가 절반을 부담하고 있으며, 유상운송종합보험 가입을 의무로 하고 있다. 요기요 역시 산재보험과 유상운송책임보험 가입을 필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쿠팡이츠 라이더, 최소한의 안전 보장 절실"
배달 라이더들은 쿠팡이츠가 라이더 안전을 위해 보험 가입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쿠팡이츠 라이더가 위탁 사업자라 할지라도 쿠팡이츠의 일을 대행하는 만큼 최소한의 안전은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라이더들은 쿠팡이츠가 라이더의 사고위험은 무시한 채 무리한 배달시간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쿠팡이츠 라이더가 주문을 받으면 배달에 걸리는 예상시간이 고객에게 안내된다. 라이더 업계는 해당 시간 내에 배달을 완료하지 않으면 평점이 깎이고, 심하게는 배달업무가 잠정 중단된다고 주장한다.
한 라이더는 "내비로는 20분 나오는 길을, 15분 내에 배달하라고 지시했다"며 "신호를 위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로 배달이 증가하면서 라이더들은 하루에 많게는 50건 이상의 배달을 하며 과로 위기에 놓였다. 그만큼 배달업무의 위험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라이더가 배달 중 사고로 인해 해마다 평균 31명이 죽고 1600명이 다치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 관계자는 "배달 예상시간은 라이더에게 안내되지도 않고, 그것만으로 라이더에게 패널티를 주고 있지는 않다"며 "종합적인 상황을 판단해 평점을 조정하는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