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소비성장 여력·IT저변 미비 등

로컬 전자상거래 고성장 기대감 속

e커머스 ‘메르카도리브레’·‘씨’ 주목

코로나 이후 성장주의 강세가 지속되며 미국 증시 시총 내 기술주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테크 업종의 불모지인 중남미와 아세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중남미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메르카도리브레(MELI.US) 주가는 올해 110% 급등해 발레(VALE3.BZ)를 제치고 중남미 시총 1위로 도약했다. 아세안 전자상거래 플랫폼 ‘쇼피’와 1위 모바일 게임 ‘프리파이어’를 보유한 씨(SE.US) 역시 지속적인 상승세다. 매출 규모만 보면 메르카도리브레와 씨는 각 지역의 기존 대장주에 미치지 못하며, 고평가 논란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이들의 약진을 일시적 현상이나 가격 거품으로 치부하기엔 의미가 크다. 높은 소비 성장 여력, 중남미·아세안 지역의 미비한 IT 저변, 해당 지역의 전자상거래 고성장 전망을 감안시 이들은 차세대 아마존·알리바바가 될 잠재력이 있다.

메르카도리브레와 씨의 주 영업지역인 중남미와 아세안은 테크 업종의 불모지나 다름없다. 척박한 환경에도 플랫폼 기업이 각 지역 시가총액 1위로 등극한 배경은 전자상거래 시장의 빠른 확대이다. 2023년 중남미와 아세안의 전자상거래는 2018년의 2배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가 기대되는 지역들이다.

시총 1위 등극의 또다른 배경은 중남미와 아세안이 가진 내수 성장 잠재력에 비해 로컬 대형 플랫폼 기업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해 세계 증시 전반으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을 구현하는 해당 지역의 테크 기업에 수급이 집중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의 참전으로 성장의 과실을 둘러싼 경쟁이 심화될 여지가 있지만, 신흥국 로컬 기업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언어와 문화적 이해에서 앞선다. IT 플랫폼의 특성상 시장 선도자가 성장을 독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메르카도리브레는 전자상거래 뿐만 아니라 물류·전자 결제·디지털 금융 등 밸류체인 전반을 선점하고 있다. 씨 역시 게임·전자상거래·디지털 금융 등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이다.

주식시장은 이들의 주가에 차세대 아마존 혹은 알리바바로서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이는 신흥시장 테크 성장주 재평가가 본격화됐음을 시사한다. 중남미·아세안 기업들이 글로벌 간판 기업들의 성장 초기에 준하는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은, 로컬 시장에서 경쟁력과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여줄 경우 신흥국 디스카운트 대신 신흥국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단 중남미와 아세안 뿐만 아니라, 동유럽과 아프리카·중동 등에서도 차세대 아마존·알리바바를 염두에 둔 투자 기회 모색이 이뤄질 수 있다. 메르카도리브레와 씨를 비롯한 신흥국 플랫폼의 주가 흐름에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