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매출 100대기업’ 자료분석
한화 무역부문 구조조정 위해
해외 법인·사무소 잇따라 폐쇄
조선 장기 업황부진 여파 겹쳐
포스코 中 다롄 후판 법인 매각
신흥국·무역 법인 철수 현상 뚜렷
주요 기업들 사업 구조개편 ‘고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국내 100대 기업들의 해외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을 제외한 전역의 매출 급감이 두드러졌다. 이에 글로벌 경영 환경 악화에 주요 기업들은 수익성이 미진한 해외 지점과 사무소들의 폐쇄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효율화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2분기 100대 기업 해외 매출 급감= 코로나19 여파 속에 2분기 해외 매출은 급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해 기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100대 기업의 해외 매출액은 146조3000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9.8% 감소했다고 7일 밝혔다. 전기·전자, 자동차·자동차부품, 에너지·화학 등 3대 주력 업종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기·전자 업종은 코로나19 이후 원격근무,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언택트) 문화 확산에도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1% 감소한 71조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자동차부품에서는 폭스바겐, BMW, 벤츠, 아우디 등 주요 완성차기업의 글로벌 생산라인 가동 중단, 세계수요 급감 등의 여파로 해외 매출이 36.5% 급감했다. 에너지·화학 역시 작년부터 이어진 정제마진 약세,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30.9% 감소했다.
철강 업종은 고수익 철강 제품인 자동차 강판 수요 급감으로 해외 매출이 무려 80.1% 급감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24.0%, 미주 12.6%, 유럽 11.2%의 감소율을 보였다. 다만 중국 매출은 선방했다. 이는 중국 경제가 투자·소비·생산 등이 2∼3월 최저점을 기록한 이래 빠르게 회복하면서 2분기 실질 성장률 3.2%를 기록하고, 지난 5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신형 인프라 투자 확대로 관련 제품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경련은 분석했다.
▶ 수익성 부진에 해외 법인·사무소 폐쇄= 7일 본지가 2/4분기 반기보고서 등을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한화는 최근 무역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해 주요 해외 법인의 폐쇄를 결정했다. ㈜한화는 최근 철강, 식품 등 한계 사업들에 대한 정리를 확정했다. ㈜한화의 무역부문은 지난해 4분기 32억원 영업손실을 낸 후 올해 1분기 188억원, 2분기 63억원 등 적자를 지속 중이다. 이에 무역 부문의 유화 사업은 화약·방산 부문으로, 기계 사업은 기계 부문으로 통합키로 했다. ㈜한화는 무역 부문 일부 유휴 인력에 대한 희망퇴직에도 돌입했다. ㈜한화는 이 조치에 따라 무역 부문의 주요 해외 법인과 사무소의 폐쇄 작업을 진행한다. 남미의 유일한 법인이었던 한화인터내셔널페루를 폐쇄한다. 이어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대표사무소와 미얀마의 양곤대표사무소 또한 폐쇄키로 했다.
LG상사 또한 해외 비즈니스 다변화를 위해 진행하던 시멘트 개발 사업의 매각을 완료했다. LG상사는 미얀마 시멘트 제조 공장 하이랜드시멘트 인터내셔널의 지분 51% 전량을 매각했다. 미얀마 시멘트 수요가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저수익 비핵심 자산의 정리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 업황 부진 장기화는 포스코의 다롄 법인 매각으로 이어졌다. 포스코는 최근 중국 다례의 ‘POSCO-CDPPC(China Dalian Plate Processing Center)’법인을 매각했다. 포스코 다롄 법인은 2011년 포스코가 해외에서는 최초로 준공한 후판 가공센터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손실이 지속되자, 끝내 상반기 법인의 매각을 단행하게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건설기계는 지난 7월 이사회에서 모스크바 지사의 폐쇄를 결정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인택트 방식으로 전환해 고객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에서의 코로나19 상황이 확산세를 보이자 비대면 방식의 영업을 강화키로 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악재로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나빠져 지출을 줄이기 위해 해외 사업부를 축소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추후 위기가 극복되었을 때 다시 해외 사업부를 재건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만큼 철수나 축소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