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이상이 평균된 스마트폰 가격…높아지는 원성
“꼭 최신폰 필요해?” 코로나19로 인한 인식변화도
중저가폰의 강세…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폰 10종 중 4종
체감하기 어려운 ‘초고스펙’…몸값 올리는 주범 ‘카메라’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요즘 스마트폰 너무 비싸요!”
나날이 치솟는 플래그십 단말기 가격에 소비자들의 원성이 심상치 않다. 언젠가부터 100만원 이상이 일반적인 평균가가 되면서 단말기 가격이 지나치게 상향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상에서 크게 필요하지 않은 고성능을 탑재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까지 더해져, ‘고스펙, 최신형이 최고’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은 크게 바뀌고 있다. 제조사들도 이러한 변화를 의식, 올해부터 다양한 중저가 라인업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쏟아지는 중저가폰 라인업…선택지 확대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단연 ‘중저가폰’의 강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0종 중 4종이 60만원 이하의 중저가폰이다. 갤럭시A50(47만3000원) 5위, 아이폰SE(53만9000원) 6위, 갤럭시A30(34만9800원) 7위, 갤럭시A10e(19만9100원) 10위다. 지난해 같은 기간 60만원 이하 중저가 제품이 2개밖에 없었던 것과 대조된다.
상황이 이러니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최신 플래그십 라인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외 중저가폰 라인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갤럭시A31, 갤럭시A51, 갤럭시A71 등 3가지 보급형 모델을 출시했다. 하반기에도 40만원~50만원 대의 신형 중저가폰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도 앞서 30만원 대 ‘LG Q51’과 ‘LG Q61’ 등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26일에는 첫 5G 중저가폰 ‘LG Q92’를 선보였다.
“고성능? 체감이 안되는데”…최신폰 선호는 옛말’
중저가폰 시장의 확대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도 영향을 끼쳤지만, 초고가 플래그십 단말기에 대한 인식 변화도 컸다.
불과 몇년 전 100만원을 넘지 않던 최신 스마트폰 가격은 어느 순간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20’ 출고가는 124만 8500원, ‘갤럭시S20 울트라’는 159만 5000원이다. 이달 출시된 삼성의 또다른 플래그십 라인 ‘갤럭시 노트20’의 경우 일반 모델이 119만9000원, 울트라 모델이 145만2000원이다. 지난해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 11’도 105만 6000원(128GB 기준)이다.
단말기값을 올리는 대표적인 주범은 카메라다. 문제는 이러한 고성능 카메라를 일상에선 자주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1억800만 화소의 카메라와 100배 디지털 줌 기능을 탑재해 ‘괴물 스펙’으로 불렸던 삼성전자 ‘갤럭시S20 울트라’의 제조원가는 529달러(약 62만7000원)로 추정된다. 이 중 카메라모듈 부품이 108달러(약 12만8000원)로, 전체 원가의 20%를 차지한다. 여타 부품 중 가장 큰 비중이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 모델도 디지털 50배 줌을 지원한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10배 줌이면 충분하고, 자주 쓸 일이 없다는 소비자가 다수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 트리플 카메라를 적용한 ‘아이폰 11’도 전체 제조원가 490.5달러(약 58만2000원) 중 렌즈 가격만 73.50달러(약 8만7000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