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부회장 “차남 블록딜매매 의구”
“누나의 법정 소송에 함께 하겠다”
10%보유 차녀 조희원 선택 변수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회장의 입장표명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던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은 25일 누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아버지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심판청구와 관련 입장을 밝혔다.
조 부회장은 법무법인 원을 통해 “아버지의 최근 결정들이 회장님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제공된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면서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하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조 회장이 차남 조혐범 한국테크놀로지 사장에게 블록딜로 지분을 넘긴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오너 일가의 장녀인 조 이사장은 “지난달 말,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이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 전량을 매각 결정이 건강한 정신상태에서 자발적 의사로 내린 결정인지 여부를 판단 내려달라”며 법원에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여기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던 조 부회장이 누나의 법정 소송에 함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조양래 회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 전량을 약 2400억원에 차남 조현범 사장에 매각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차남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것은 오래전부터 생각한 것”이라며 “난 매우 건강한 상태”라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다.
조 회장의 입장으로 남매간의 분쟁이 일단락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조현식 부회장이 누나와 뜻을 함께하기로 하면서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만약 조현식 부회장과 장녀 조희경 이사장, 차녀 조희원 씨가 모두 힘을 합치면 ‘남매의 난’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 부회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19.32%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희원 씨는 10.82%, 조희경 이사장은 0.83%를 가지고 있다. 3남매 지분을 합하면 30%를 넘는다. 차녀 조희원 씨는 아직까지 중립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에 지분 7.74%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3남매가 보유한 지분(30.97%)이 조현범 사장 지분(42.9%)보다 10% 이상 부족하지만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이 3남매 편에 서면 경영권 분쟁 구도는 안갯속에 빠져들 가능성도 높다.
또 다른 변수는 바로 조 사장의 재판 결과다. 조 사장은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 부과를 선고받았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경영진은 회사 복귀가 불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의 성년후견심판청구에 참여키로 하면서 사실상 남매간의 분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차녀 조희원 씨의 선택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