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출 느는데 쪼그라든 세수 여전…내년 예산 550조원 중반 편성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550조원대 중반 수준으로 편성해 경기 회복을 위한 확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 크게 줄어든 국세 수입이 내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아 국가재정은 한층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3차례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올해만큼이나 돈 쓸 곳은 많은데 세수 부진은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수십조원의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기획재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중 당정 협의를 거쳐 내년 예산안을 사실상 확정한다. 정부는 작년 연말 국회를 통과한 2020년도 본예산보다 총지출이 8~9% 증가한 550조원 중반 규모의 내년 예산안 초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도 본예산은 512조3000억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1~3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총지출은 546조9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정부는 예산안을 짜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저앉은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며,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소상공인의 재기를 지원하고,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 경제를 한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한국판 뉴딜' 사업을 본격화하는 데 20조원 넘게 배정했다.
그러나 국세 수입은 크게 늘리기 어려운 형편이다.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세 수입은 지난 6월 국회를 통과한 3차 추경 기준(279조7000억원)을 조금 웃도는 280조원대로 편성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당초 작년 말 통과된 올해 본 예산상 국세 수입 292조원이나 2019~2023년 중기재정전망에서 추정했던 2021년 국세수입 300조원을 크게 하향하는 것이다.
내년 세입 여건을 보면 주요 세목인 법인세가 급감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690곳(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24.2%, 순이익이 34.1% 감소했다. 이들 법인의 영업실적은 내년도 법인세 수입과 직결된다. 소득세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폐업에 내몰리는 등 전방위로 큰 타격을 받으면서 특히 종합소득세 세입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총수입과 총지출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내년도 재정수지 적자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한층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에도 수십조원의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해진다는 뜻이다.
이미 재정건전성 지표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3차 추경 기준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9%(76조2000억원)에 달하고,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수지) 적자는 GDP의 5.8%(111조50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국가 채무도 839조4000억원에 달해 GDP의 43.5%로 껑충 뛰면서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내년에도 수십조원의 적자국채가 발행된다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