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한국의 기적을 이끈 경부고속도로가 개통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고속도로 개통은 전국을 일일생활권으로 만들었고,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하지만 교통혼잡이 심화됐고 높은 교통사고 사망률 등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로 이용효율을 극대화하고 교통사고를 원천 방지할 수 있도록 디지털 도로를 위한 인프라 도입이 필요하다.
지능형 교통체계(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는 교통수단 및 교통시설에 전자·제어·통신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교통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활용함으로써 교통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시스템을 말한다. 고속도로에서 접할 수 있는 ITS에는 폐쇄회로(CC)TV, 도로전광표지, 차량검지기, 하이패스, 교통정보 앱 등이 있다.
고속도로 ITS는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를 계기로 1994년 경부선 서울~대전 구간에 국내 최초로 도입했으며 1997년부터 일반국도와 지자체로 확대됐다. 정부에서는 국내 ITS 확대 기반 조성을 위해 1999년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을 제정해 현재까지 이를 토대로 관련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교통·돌발 등 ITS정보는 실시간이 가장 중요한데도 오차, 시간 지연 현상으로 이용자 불편과 신뢰도 저하가 발생하게 됐고 차량이 지능화되면서 도로와 차량이 정보를 주고받으며 협력하는 ‘협력형 ITS(C-ITS·Cooperative ITS)’ 도입이 필요하게 됐다. 이를 위해 차량에 통신단말기, 도로에 노변기지국(도로 인프라)과 교통신호정보 연계, 정밀전자지도 구축 등이 필요하다. 차량이 주행하면서 도로 인프라 및 다른 차량과 통신을 통해 실시간 교통신호, 위험정보를 전파·공유하는 방식이다.
ITS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은 교통사고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정부와 완성차 중심으로 차량 사물통신(V2X) 환경의 C-ITS를 2000년부터 연구·개발했으며 장기간 실도로 검증을 거쳐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도 2014년 대전~세종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도로공사와 서울시 등 4개 지자체에서 각 도로환경에 적합한 서비스 개발·검증을 위해 협력형 ITS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수도권 경부선 등 3개 노선 85㎞ 구간에 관련 인프라 구축과 21개 서비스를 개발해 효과분석을 했다. 이 시스템 보급 시 고속도로 전체 교통사고는 40.5% 감소, 통행 속도는 21% 향상될 것으로 예측한다.
도로와 차량이 동반으로 지능화되는 C-ITS는 차량의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다. 차량 센서만으로 주변 상황을 인지하면서 목적지까지 스스로 판단하고 제어하는 단독 자율주행차는 센서의 인지 범위 한계로 실도로 상황에서는 안전성이 저하되며 라이더, 레이더 등 고가의 센서장비는 차량 가격 상승으로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 시스템을 통해 전방의 돌발정보와 차량 간 위험정보 등을 공유하면 자율차의 주행 안전성은 증대할 것이다. 미국은 2015년 ITS 세계대회에서 C-ITS 기반 자율 협력주행을 제시했으며, 유럽은 기존 일반차량에서 자율차 대상까지 확대하는 플랫폼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자율주행차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해 미래자동차산업 발전 전략에서 2027년 완전자율주행(레벨4)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전국 주요 도로에 이 시스템 완비계획을 수립했다.
지난달 14일 정부에서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국민안전 사회기반시설(SOC) 디지털화 과제에 2025년까지 전국 고속도로 4075㎞에 C-ITS 구축이 포함됐다. 2025년이 되면 고속도로에서 주행하는 일반차량은 교통사고에 안전하고, 자율주행차는 주행의 안전성을 증가시키는 디지털 도로로 탈바꿈할 것이다. 디지털 도로의 첫걸음은 C-ITS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희중 한국도로공사 ITS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