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 선대회장 미래투자 덕에 유학

최태원 회장과는 대학 선후배로 대화

‘사회적 가치경영’ 글로벌 트렌드 주도

지난 2018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고(故)최종현 SK선대회장 20주기 추모행사’에서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재현된 최 선대회장이 행사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지난 2018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고(故)최종현 SK선대회장 20주기 추모행사’에서 홀로그램 영상을 통해 재현된 최 선대회장이 행사 참석자들을 향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염재호 SH미래도시포럼 대표는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 때부터 SK그룹과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

당시 최 선대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으로 선정돼 1981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유학기간 5년 동안 학비, 생활비, 등록금을 모두 제공하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1974년 ‘일등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적 수준의 학자들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뜻에 따라 최 선대회장이 사재를 털어 만들어졌다. 지난 46년 동안 1000여명의 해외 명문대 박사를 배출하는 등 대한민국 인재 산실의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최 선대회장이 장학 사업에 힘을 실은 이유는 해외 유학 도중 학업을 접어야 했던 사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최 선대회장은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학업을 접고 중도 귀국해야 했다. 경제학 공부를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후진 양성에 대한 의지로 이어진 것이다.

염 대표는 “당시 정부 장학생은 대부분 이공계였다”면서 “ 특이했던 건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는 공대가 아닌 사회과학 전공 학생 10명을 뽑았다”고 회상했다.

이와 관련 “최 회장께 왜 사회과학 학생을 뽑았는지 여쭤볼 기회가 있었는데 ‘앞으로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되면 사회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사회과학을 전공한 인재가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며 “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놀라웠다”고 들려줬다.

최 선대회장은 미국 출장을 갈 때마다 시간을 내서 스탠퍼드대에 재학 중이던 염 대표를 비롯해 다른 유학생들을 직접 만나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각종 현안에 대해서는 학생들과 심도 있는 토론을 벌였다.

최태원 현 SK회장과의 인연도 남다르다. 염 대표는 최 회장과 신일고·고려대 선후배 사이다. 염 대표가 최 회장의 6년 선배로, 대학에서는 각각 행정학과 물리학을 전공했다.

이후에도 염 대표는 SK그룹이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패널이나 진행자로 참여하며 인연을 이어갔다. 지난 2018년 고려대 총장 재직 시절 열린 ‘최종현 선대회장 20주기 추모행사’에서 선대회장과의 대담 영상에 등장해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26분 동안 진행된 대담에는 염 대표가 그래픽· 사진 합성으로 구현한 최 선대회장과 함께 기업관·국가관·인재관을 비롯해 SK의 사회적 가치 경영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해에는 염 대표가 SK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며 2대에 걸친 인연이 다시금 주목받기도 했다.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최태원 회장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났고 대표이사로서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염 대표는 “JP모건이 앞으로 화석연료 쓰는 회사들은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이제는 소비자들도 제품의 기능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보고 소비한다”며 “선대회장부터 이어진 SK의 사회적 가치 경영은 이 같은 세계적 흐름을 한 발 앞서 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