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수급 차질…더이상 볼게 없어진 고객
한물 간 영화·드라마 다시보기 급증
반도·강철비2·비밀의숲2 등 후속편 활용, 역주행 마케팅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IPTV 더는 볼 게 없으니… 재탕 삼탕!”
코로나19로 IPTV 콘텐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며 더는 볼 게 없어진 고객들이 한물간 영화·드라마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집콕’ 증가로 반짝 반사이익을 누렸던 IPTV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업계가 이번에는 ‘후속편’을 등에 업었다. 코로나19로 늘어난 실내 콘텐츠 소비가 콘텐츠 부족으로 주춤한 가운데, 흥행 전작을 잇는 후속편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전작 다시보기가 급증하고 있다.
“복습하자”…전작 다시보기 급증
최근 ‘반도’ ‘강철비 2: 정상회담’ ‘비밀의 숲 시즌 2’ 등 인기 전작의 ‘후속편’이 잇따라 개봉하면서 전작을 다시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2016년 개봉한 ‘부산행’의 시청시간이 후속편 ‘반도’의 흥행을 등에 업고 껑충 뛰었다. ‘반도’는 개봉 2주 만에 관객 수 300만명을 동원한 코로나19 이후 최대 흥행작이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7월 유플러스TV에서 ‘부산행’ 시청시간은 전월 대비 407% 상승했다. SK브로드밴드의 Btv에서도 120% 증가했다. OTT업계도 마찬가지다. 왓챠플레이에서는 407%, 웨이브에서는 217% 증가했다.
29일 개봉한 ‘강철비 2: 정상회담’과 다음달 방송을 앞두고 있는 드라마 ‘비밀의 숲 2’도 마찬가지다. 웨이브 측은 ‘강철비 2’ 개봉을 일주일 앞두고 지난 2017년 개봉한 전작 ‘강철비’ 시청 건수가 오르는 추세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에서도 2017년 개봉한 ‘비밀의 숲 1’이 약 2주 전부터 국내에서 많이 재생된 콘텐츠(1일 기준) 6위에 오르는 등 ‘역주행’ 중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다시보기 ‘마케팅’
이에 업계는 추천 순위 상단 노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 등을 통해 시청자 잡기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집콕’이 늘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던 IPTV와 OTT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 고질적인 콘텐츠 부족으로 시청자들이 싫증을 느꼈기 때문.
IPTV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다시보기 서비스 이용 증가는 3월이 정점이었다”며 “이후로는 소폭 줄거나 가입자 수에 비례해 시청시간이 늘어난 정도”라고 말했다. OTT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넷플릭스·웨이브 등 국내외 OTT 플랫폼 월간 활성 이용자(MAU·안드로이드 기준)는 4월 정점을 찍은 후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해 4월 이후 첫 하락세다.
이용자 수 증가세에 제동이 걸린 와중에 후속편 개봉으로 전작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업계가 다시보기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나 새로운 콘텐츠 확보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게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IPTV는 추천 영화 큐레이션 상단에 전작을 배치, 콘텐츠를 고르는 소비자들에게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OTT는 SNS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왓챠플레이는 인스타그램에 ‘반도’와 함께 보기 좋은 영화로 ‘부산행’을 추천하는 카드뉴스를 게시했다. 넷플릭스 또한 ‘비밀의 숲 1’ 내용 일부를 재가공, 다양한 주제에 따라 클립 영상을 제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