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대표 아파트 전고점 넘겨 거래
-강남권에선 15억원 대출 금지에 전세가 급상승
-청약 가점 불리한 3040 세대 추첨 물량 몰리며, 경쟁률 폭발
-서울, 새 아파트 수요 다시 입증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강북 핵심지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강남권에선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를 규제하자, 거꾸로 새 아파트 전셋값이 15억원을 넘어섰다. 규제지역을 광범위하게 지정한 6·17 이후, 오히려 시중 유동성이 다시 서울 핵심지로 돌아오는 ‘빨대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 새 아파트를 향한 청약 시장 열기도 여전히 뜨겁다.
마포, 성동, 종로 새 아파트 전용 84㎡ 18억원 넘겨
마포구 현석동의 한강 조망권 아파트인 래미안 웰스트림은 지난 3일 84㎡(이하 전용면적)가 18억원에 팔렸다. 앞서 지난달 16일 신고가 18억4500만원에 팔린 데 이어 또다시 18억원에 거래된 것이다. 대흥동 신촌그랑자이도 같은 규모 입주권이 10일 17억8000만원에 팔리며 18억원을 엿보고 있다.
정부가 12·16 대책에서 15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를 규제하면서 잠시 주춤했던 이 일대 아파트 가격이 전고점을 넘어 신고가를 쓰고 있다.
오름세도 빠르다. 래미안웰스트림의 전년 동기 실거래가는 15억5000만원으로 몸값이 일년 새 2억5000만원이나 올랐다. 입주권인 신촌 그랑자이도 같은 기간 입주권 실거래가가 4억8000만원이나 상승했다.
강북 대표 아파트의 상승세는 마포구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강남 접근성이 좋은 성동구의 옥수파크힐스 84㎡도 지난 1일 18억9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고, 종로구 경희궁 자이 3단지도 같은 규모가 17억원 최고가에 거래됐다.
규제가 날로 더해지는데, 이처럼 아파트값 상승세가 그치질 않는 것은 ‘더 늦기 전에 사자’는 수요심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2번의 규제가 나오는 동안 유주택자와 무주택자의 자산 가치는 현격히 벌어졌는데,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문턱도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이다.
강남, 강북 할 것 없이 “서울, 새 집 다오” 수요 폭발
21일 강남구와 노원구에서 나란히 1순위 해당지역 청약을 진행한 결과는 서울 새 아파트의 매수 대기 수요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청약가점제가 강화되면서 추첨제 물량이 있는 규모에서 최고 경쟁률이 나왔다.
22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일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는 432가구 모집에 2만5464명이 신청해 평균 5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추첨제 물량이 있는 97㎡의 경쟁률은 무려 597.1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고 다음으론 21㎡가 92대 1이었다.
현재 청약제 하에서 85㎡를 초과하는 물량의 50%는 추첨제로 이뤄진다. 서울 새 아파트 청약 당첨권이 사실상 4인가구의 청약가점 만점인 69점은 돼야 넘볼 수 있는 상황에서, 가점이 낮은 3040 세대가 통장을 대거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작은 규모의 경쟁률이 높은 것도 청약 시장에서 소외됐던 1인 가구의 대기 수요를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 아파트는 특히 분양가가 3.3㎡당 1886만원으로 저렴해, 21㎡의 경우 분양가가 2억원이 되지 않는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주공1단지 재건축)도 최고 경쟁률은 155.9대 1로 추첨제 물량이 있는 112㎡A에서 나왔다. 평균 경쟁률 22.9대 1(1135가구 모집)의 7배 가까이 경쟁이 치열한 셈이다.
연이은 규제에도 꺾일 줄 모르는 서울 아파트 수요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장을 믿고, 일정 부분 시장을 믿고 맡기라고 조언한다. 수요가 늘어나면 자연스레 공급이 따라가야 하는데 정책이 이를 모두 조정하려다보니 부정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 교수는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은 굉장히 어렵고, 국가가 모든 것을 다 책임질 순 없다”며 “시장에 맡기고 어느 정도 국가가 보조을 해줘야 하는데 너무 높은 수준까지 규제하며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신호를 주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