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인수 무산땐

곧바로 파산·청산절차에

아시아나 ‘슬림화’ 불가피

코로나 이후 첫 구조조정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요청했지만 재협상에는 진척이 없다. 재매각이 결정되면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멈춰 서 있다. [연합]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요청했지만 재협상에는 진척이 없다. 재매각이 결정되면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 지난 10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멈춰 서 있다.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스타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M&A) 협상이 무산 쪽으로 기운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소 2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력 구조 조정의 후폭풍이 예상된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업계 재편을 위해 추진됐던 이스타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이 모두 무산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이스타항공이 주식매매계약(SPA) 선행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계약을 해지할 권한이 생겼다”고 선언했다.

최종 결과와 통보 시점은 정부 중재를 고려해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게 항공업계 내 공통된 시각이다.

인수가 무산될 경우 이스타항공은 곧바로 파산 및 청산 절차에 돌입하고 이스타항공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된다.

이스타항공은 체불임금 250억원을 포함해 총 1700억원을 미납한 상황이다. 완전자본잠식(-1042억원) 상태인 이스타항공이 당장 이 금액을 조달할 방법은 없는 상태다. 정부 역시 제주항공가 인수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을 단독으로 지원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비행기라도 띄워야 지원이 가능한데 이스타항공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이스타항공 노조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셧다운과 희망퇴직을 강요하면서 이미 이스타항공 직원 1620명 중 400여명이 나갔고 앞서 계약이 해제된 이스타포트의 직원 300여명도 일자리를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이 파산할 경우 최소 2000여명의 실업자가 생기는 셈이다.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로 눈을 돌리면 인력 구조조정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공식적으로 거부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또다른 원매자를 찾기 위해 ‘몸집 줄이기’가 불가피하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280%에 육박하는 상황이고 코로나19로 업황도 최악인 상황이어서 대대적인 재무 구조 개선 없이는 재매각이 쉽지 않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게 인력 감축인 만큼 채권단이나 잠재적 원매자가 인력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어부산이나 에어서울 등 자회사를 분리 매각할 경우 정비와 지원인력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국제선 운휴 등으로 70~90%의 직원이 유급휴직 상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산 측과 만나서 재협상을 논의하자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현산이 재협상 조건을 제시할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원호연·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