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절한 원순씨’라는 별명처럼 서울시 수장으로서 서울시민이 친구이자 소탈한 옆집아저씨 같은 시장으로 시민을 위해 열정 바쳐서 일해왔습니다.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 시장에 이르기까지 고인이 걸은 길은 너무나 커…. 그 열정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픕니다.”

# “피해자의 무릎 멍을 보고 ‘호~ 해주겠다’며 피해자의 무릎에 입술 접촉, 내실로 불러 안아달라며 신체적 접촉,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으로 초대해 피해자에게 음란한 문자 전송 및 속옷 입은 사진 전송 등을 지속적으로 보내 피해자를 성적으로 괴롭혔다.”

두 사례 모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이야기다. 박 전 시장은 지난 9일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7시간 만에 10일 오전 0시께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고인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 오전 8시30분 서울시청에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이 진행됐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사에서 박 시장에 대해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이후 5시간 뒤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전 비서 측과 여성단체들이 기자회견에서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으로부터 4년간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 지속적으로 이어왔다는 게 피해자의 주장이고 지원단체(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는 진상을 밝히는 것이 피해자의 인권 회복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 없고 약한 자신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어했다. 용기를 내 주변에 알리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박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니 실수로 받아들여라’며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전했다. 지원단체에서는 이번 사건을 접하고 형사사법 절차상 수사·재판을 제대로 거쳐 가해자는 응당한 처벌을 받고 피해자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했으나 고소 당일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피해자는 온·오프라인에서 2차 피해를 겪는 등 더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사건의 진상을 명백하게 밝혀내야 한다. 지원단체는 “서울시는 피해자가 성추행 피해를 입은 직장이다. 규정에 의해 서울시는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도록 제대로 된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서울시 공무원들의 성추문 사건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4월 서울시 남성 직원이 만취한 상태로 여성 직원을 모텔로 데려가 강제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사건 직후 서울시는 남성 직원을 타 부서로 옮기는 조치에 그쳤지만 파문이 커지자 직위 해제하고 추가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서울시 직원들의 성추문은 이후 계속됐다. 서울시 공무원들의 성비위 기강 해이는 박 시장부터 시작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