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 패션위크, 1주일새 40억 판매고
정부가 추진한 고메위크는 참여 열기 ‘시들’
소비 활성화는 전문성 있는 민간에 맡겨야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총 매출 실적은 40억원에서 좀 안 되는 수준입니다. 기대한 것보다 더 좋은 성과가 나왔습니다”(코리아패션마켓 주최 측 관계자)
“행사 효과 전혀 없습니다. 지나가다 ‘어? 음식점 세일하네’ 하면서 흥미 가지는 수준이지. 이건 탁상행정이에요” (코리아고메위크 참가 음식점 사장 김영민 씨(51))
코리아패션마켓 vs 코리아고메위크.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에 맞춰 진행된 이 두 행사는 각각 패션업계와 외식업계를 위한 소비 촉진 행사였지만, 결과는 사뭇 달랐다. 대형 유통사가 주도한 ‘코리아패션마켓’이 성황리에 끝난 반면 정부 주도의 ‘코리아고메위크’는 행사가 진행 중인데도 고객 몰이는 커녕 부정적 여론만 높아지는 추세다.
‘민간 주도냐, 정부 주도냐’…행사 분위기 ‘천차만별’
9일 한국패션산업협회에 따르면, ‘코리아패션마켓’은 1주일 행사기간 동안 총 매출 38억800만원을 올리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유통사의 평균 매출 신장률도 전주 대비 60%가량 뛰었다.
특히 그간 매출 부진을 겪었던 백화점이 행사 덕분에 두자릿 수 신장률을 보이며 선전했다. 이 기간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매출(행사장 기준)은 전주 대비 각각 51%, 52%, 32% 증가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 전체 매출도 덩달아 상승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7% 급등했고, 현대백화점 역시 4.7% 늘었다. 온라인 플랫폼인 무신사와 W컨셉 역시 매출이 전주 대비 각각 20%, 147% 증가했다.
반면 서울 지역에서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진행중인 ‘코리아고메위크’는 홍보 부진으로 참여자들이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행사에 참여한 신동수(56)씨는 “사전 홍보를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됐다”며 “홍보하고 있다는데 효과있을 때쯤 되면 행사가 끝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행사 참여자 유원경(가명·51)씨도 “행사 시작 후 5일 동안 내용을 알고 온 사람은 2팀에 불과했다”며 “지난 6일 월요일에는 손님이 없어 사실상 쉬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소비진작 행사는 전문성 있는 민간에 맡겨야
두 행사의 성패가 엇갈린 원인에는 행사를 주도한 주체가 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코리아패션마켓은 유통사와 패션업계의 상생 협력 방식으로 진행되는 등 민간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유통사가 평균 5~10%가량 판매 수수료를 깎고, 패션업계도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우며 유통사에서 행사를 진행한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통사는 고객 관리망도 있고, 마케팅도 전략적으로 할 수 있으니 흥행할 수 밖에 없다”며 “재고 소진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코리아고메위크는 정부 주도로 행사가 진행됐다. 외식 사업자가 행사 기간 동안 대표 메뉴를 20% 할인하면, 농식품부는 사업자에게 식자재 구매 포인트 260여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마케팅 역시 한식진흥원 사이트 및 SNS에 관련 내용을 홍보하는 등 한정된 예산 내에서만 지원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행사 규모부터 차이가 났다. 약 200여개 패션 브랜드가 대거 참여한 코리아패션마켓과 달리 코리아고메위크는 ‘전국 단위의 한식 소비 촉진 캠페인’임에도 불구하고 참여 식당은 전국 250여곳에 불과했다. 이는 중소 도시의 작은 상권 규모 밖에 안된다. 패션업계만큼이나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컸던 외식업계였지만, 행사로 인해 큰 혜택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리아페스타부터 고메위크까지 정부 주도의 행사가 성과를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차라리 전문성 있는 민간에 맡기면 행사가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