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영환경은 급변하는데
사법리스크 장기화 경쟁력 약화”
“변화의지 분명하고 실천 이어져”
일반 여론도 기소강행에 부정적
“경영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는데, 수년째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있으니 삼성으로서도 정말 절박한 심정에서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었을 것입니다.”(재계 관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이 검찰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경영권 승계 의혹에 대한 기소의 타당성을 따져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사법리스크의 조기 종결을 갈망하는 삼성의 절박한 의지가 반영된 최후의 승부수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4일 재계 안팎에서는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초유의 경제 위기, 4차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따른 반도체 패권 전쟁 등 삼성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지속되는 사법 리스크의 조기 종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이 검찰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익히 예상하면서도 이번에 전격적으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개최를 요청한 것도 사법 리스크가 조기에 해소되어야 한다는 삼성 내부의 의지가 발현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의 여론에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과도한 수사는 삼성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 ‘무리한’ 기소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점차 힘을 얻어 가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삼성 내부에서 느끼는 검찰 수사에 대한 피로감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가 시작된 2018년 말부터 최근까지 검찰에 소환된 삼성 최고경영진과 임원은 30여 명, 소환 횟수를 합하면 100여 차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부회장 또한 2017년 1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첫 소환조사를 받은 이후 여전히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에 검찰수사심의위원회 판단을 받는 경영권 승계 관련 사건도 2018년 11월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1년7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회계 감사만 해도 몇 달이면 종결이 되는데, 한 사안에 대한 수사만 1년 6개월을 끌고 가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라며 “글로벌기업으로서 투자나 고용 등에서 선도적 역할을 주문 받고 있는 삼성으로선 장기화하는 사법 리스크를 빨리 종결시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뉴삼성 선언과 삼성의 적극적인 변화 움직임도 검찰의 기소 강행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형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 관계사 7곳(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은 4일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이 부회장의 최근 대국민사과 이후 구체적인 실행방안과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에 요구돼 온 여러 준법경영과 관련한 사항들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기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위중한 만큼, 법적인 리스크의 조기 종결이 이번 기회에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순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