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광어 가격 30%·참돔 60% 하락

노량진시장 “재난지원금 특수 체감 못해”

외식불안·내식 메뉴로 수산물 선호 적어

여름 비수기까지 겹쳐 업계 시름 커져

“요즘 고기는 많이 먹어서 가격 뛰었다는데 수산물은 없어요. 그런거.”

지난달 31일 오후 4시께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주말 오후인데도 고등어, 멍게, 낙지 등을 판매하는 수산물 가게 앞은 한산했다. 물건을 구경하거나 가격을 묻는 손님은 종종 보였으나 구매 손님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곳 J상회 사장은 “긴급재난지원금이 처음 풀렸을 때 매출이 20% 정도 반짝 올랐다가 다시 하락세”라며 “아무래도 비싸고 손질하기 어려워서 덜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던 수산물 시장은 이처럼 여전히 침체기를 겪고 있다. 소비 심리 회복으로 가격이 상승한 농산물·축산 시장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수협노량진수산에 따르면 5월 둘째주(5월11~16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거래된 수산물 상당수가 전년 평균가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광어와 참돔 등 인기 횟감 가격이 일제히 떨어졌다. 자연산 광어는 1㎏당 평균 7300원으로 전년 평균(1만100원) 대비 30% 하락세를 보였다. 자연산 농어는 1㎏당 평균 7500원으로 전년 평균(1만3000원) 대비 40% 떨어졌고, 자연산 참돔은 1㎏당 평균 5600원으로 전년 평균(1만2900원)과 비교해 무려 6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식재료로 인기 있는 수산물도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갈치 소매가격은 1마리당 평균 8556원으로 평년 대비 21.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산 흰다리 새우는 10마리 가격이 지난달 29일 기준 4515원으로 평년 대비 7.8% 하락했다. 다만 고등어와 오징어는 금어기로 인해 가격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수산시장이 유독 재난지원금 특수를 누리지 못하는 건 코로나19 확산 이후 밀집 시설 이용에 아직까지 불안이 큰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대형마트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동 통로가 좁아 거리두기가 어렵다 보니 수산시장 이용이 꺼려지는 면이 있다는 게 소비자들 반응이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보다 내식 선호도가 높아진 가운데, 수산물은 상대적으로 손질이 까다로워 육류에 비해 내식 메뉴로 인기가 떨어지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수산물 외식 비중은 지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2019 대국민 수산물 소비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산물 소비자들 중 41.1%가 외식으로, 58.9%가 내식으로 수산물을 먹었다고 했다. 2014년도 조사에서 28.1%였던 외식 비율이 대폭 상승한 것이다.

이날 4살 딸과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한 임 모(38)씨는 “집에서 고등어를 구워먹으면 번거롭고 냄새도 나고 해서 집에서 생선 요리는 잘 안해먹게 된다”며 “오늘처럼 주로 밖에서 회를 사먹거나 한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에서 신선식품 구매가 늘고 있는 가운데, 수산물은 아직까지 농산물이나 축산물에 비해 온라인 구매가 상대적으로 덜 활성화된 영향도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산물 온라인 구매 비중도 많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아직은 채소나 과일, 고기 등에 비해 직접 선도를 확인하고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수산시장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소비 부진에 여름 비수기까지 다가오면서 시름이 더욱 깊어진 모습이다. Y상회 사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데다 여름 비수기까지 겹쳐서 사정이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며 “올 여름은 특히 더 덥다고 하니 걱정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혜미·김빛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