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공정 위해 감산 검토”

자동차·건설·조선 불황에 전방 수요 감소

현대제철·동국제강도 생산량 조절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기로 모습 [세아베스틸 자료]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전기로 모습 [세아베스틸 자료]

[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 현대제철에 이어 세아베스틸이 전기로 쇳물 생산량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인한 자동차, 건설 등 전방산업 위축 여파가 철강업계 전체로 퍼지는 양상이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군산공장의 전기로 4기의 생산량을 6월 첫째 주부터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현재 특수강 제품의 재고가 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공장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일부 공정의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아베스틸이 실제 감산에 들어가면 최근 5년 내 첫 인위적인 감산이다.

다만 전기로 4기 중 일부 전기로 가동을 중단할지 혹은 원재료 투입량을 조절해 생산량을 줄일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감산 종료 시점도 아직 확정되지 않아 전체 감산 규모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선 특수강 용 전기로 3기와 단조제품용 전기로 1기가 지난해 약 173만톤(t)의 쇳물을 생산했다. 군산공장에서 생산된 쇳물은 대부분 자동차 부품과 건설 기계 제작에 필요한 특수강과 대형 선박의 동력전달계통 및 자동차 조향장치 용 단조품 소재를 생산하는 데 쓰인다.

세아베스틸이 전기로 쇳물 생산을 줄이기로 한 것은 조강(강철 제조공정에 의해서 만들어진 강괴) 생산량을 유지하더라도 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전방산업인 자동차·조선·건설 업종 모두 코로나19로 생산과 판매에 타격을 입고 있다. 회사 측은 3~5월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여파가 2분기에 본격적인 영향을 끼쳐 특수강 수요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방산업 불황은 이미 세아베스틸의 지난 1분기 실적 저하를 야기했다. 올해 1/4분기 세아베스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3%, 36.5% 감소한 7001억원, 105억원에 그쳤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특수강 봉강 수요는 지난 2016년부터 역성장 중이고 코로나19로 감소세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면 연간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세아베스틸 뿐 아니라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역시 전기로 및 관련 제품 생산량 조절로 철강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당진공장 전기로 열연설비의 올해 생산 목표량을 100만t에서 70만t으로 30% 감축했다. 강관사업부와 서울 잠원동 사옥 매각과 단조사업부 분사에 이은 재무 개선 조치다.

컬러강판의 인기로 철강업계 중 드물게 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동국제강도 지난 1분기 봉형강 생산량을 크게 줄였다. 1분기 봉형강 생산량이 77만t을 기록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80만t 아래로 떨어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건설경기가 점차 하강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에 봉형강 생산을 줄여왔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기로 생산량에 대해서는 "고로와 달리 전기로는 생산량 조절이 비교적 원활한 만큼 전방 산업 수요를 모니터링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생산을 속속 재개하고 있지만 다시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으로 철강 수요 회복 시기는 가늠하기 어렵다"며 "막대한 전기료 부담도 있는 만큼 전기로 생산량 회복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