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지점 8곳 방문해보니
“최근 추천상품은? 앱에 다…”
40분 친절히 상품설명 영업점도
“(본사) 모바일 뱅킹에 접속해보세요”
최근 한 시중은행 지점을 찾아 금융상품 가입을 문의하자 돌아 온 말이다. 파생결함펀드(DLF) 사태가 터진지 열 달여가 지난 은행의 자산관리 영업현장에서는 활력을 느낄 수 없었다. 한 때 통장만 만들어도 펀드 가입을 권유하던 때와는 딴판이었다.
헤럴드경제는 지난 14~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상가와 성북구 길음뉴타운 일대에 위치한 4대 시중은행 영업점 총 8곳을 방문했다.
8곳에서 공통으로 던진 질문은 “최근 추천하는 상품이 무엇이냐”였다.
H은행에서는 “본사 어플리케이션을 보면 추천상품이 나와있다”고 말했고, K은행 영업점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케이봇쌤을 보면 투자유형에 따라 포트폴리오가 나와있다. 개별 펀드에 대해서는 설명이 어렵다”고 답했다.
S은행에서는 무려 40여분에 걸쳐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의 개념을 먼저 설명했다. 그리고 당장 상품가입을 권하기 보다는 목표수익률 등을 고민한 후 다시 방문하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W은행에서는 주식형펀드 한 종류를 소개하면서 무려 두 명의 직원이 상품 설명에 나섰다.
개별 상품 추천을 주저하는 데에는 사고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듯 보였다. 영업점 관계자들은 한결 같이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이 많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은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 대책의 일환으로 시중은행의 ELS를 편입한 주가연계신탁(ELT) 판매잔고를 제한해오고 있다. 은행들은 조기상환되는 금액에 한해서만 재판매를 했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상환이 지연돼 판매 여력은 사라진 상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권의 펀드 판매 잔고는 102조165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5% 감소했다. 전체 펀드 판매 잔고에서 은행권 비중 또한 지난해 하순 20%에 육박했으나 올해는 16% 수준으로 낮아졌다.
불완전판매의 단골 이슈인 ‘손실 고지’는 여전히 취약했다. 방문했던 모든 지점에서 투자상품을 두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나, 대부분은 그 한마디가 전부였다. 원금손실 가능성보다 수익 위주로 상품을 소개하는 모습도 여전했다.
개별펀드 수익률을 언급해준 곳들은 1개월, 3개월 등 단기 수익률 설명에 그쳤다. 펀드 투자 비중이 어떤지, 과거 수익률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알기는 어려웠다.
ELS에 대해서는 “1년에 6%짜리 상품이라고 가정했을때, 6개월만에 조기상환이 되면 3%만 수익을 얻을 수 있지 않느냐”며 “조기상환이 안되면 배리어가 낮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수익률을 높게 가져갈 수도 있다”는 곳도 있었다.
과거 자본시장연구원이 2003~2015년 상환된 약 10만건의 공·사모 ELS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손실을 보고 상환한 비율은 7.65%였다. 전체 비율은 크지 않지만 평균 손실률은 37%에 달했다. 대부분은 무사히 원금상환이 되다고 하더라도, 손실 대상이 된다면 원금을 크게 까먹는다는 얘기다.
서정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