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세자리 수 청약 경쟁률
-가점 낮은 3040 당첨 ‘하늘의 별따기’
-새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 확대에, 더욱 좁은 문 될 것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무주택자는 청약을 통해서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가장 좋은데, 가점이 낮은 이들은 분양권을 알아보라고 권했거든요. 근데 이제 그 길이 막힌 거죠.”(부동산 컨설턴트 A씨)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각종 규제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숨고르기 태세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내 집 마련’에 대한 관심은 높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지난 1분기에도 인기 지역은 세 자리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오랜 기간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인천은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가 청약 평균 경쟁률 272.0.대 1로 1분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시장은 대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이 내 집 마련 방법의 1순위로 꼽는다. 문제는 가점이다. 청약 시장 열기가 더해지면서, 인기지역의 경우 사실상 만점 수준의 청약 가점 커트라인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무주택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 수가 적은 3040 세대는 청약 문턱을 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촘촘해지는 청약 규제에, 무주택자 이해산법 복잡=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행 청약제도를 개편해달라는 요구가 올라왔다. 용산 정비창 부지에 8000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를 개발하겠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자, 용산 청약을 노리고 서울로 이전하려는 수도권 인구를 막기 위해 거주기간 가점제를 시행해달라는 것이다. 현재 청약제도에서 1순위 당해지역 거주 요건은 2년이기 때문에 너무 약하다는 청원이다.
국토교통부도 ‘거주기간 가점제’을 검토하고 있다. 거주기간이 가점제 대상이 되면 한 지역에 오래 거주할수록 해당 지역 아파트를 청약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이 청원이 올라오자마자, 국토부 여론광장에는 용산 정비창 부지에 청약을 기다리는 무주택자는 투기세력이 아니라 장기 무주택자들이 많은 만큼 거주기간 가점제를 도입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반박 청원이 올라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 교수는 “전국의 청약 통장 가입자는 580만 명에 달한다”면서 “그만큼 분양을 기다리는 수요가 많다는 것인데, 이를 각종 규제로 억누르면 소외되는 계층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청약 안되면 분양권’ 이제 막힌다=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 인근 반포센트럴자이. 수년 전만 해도 입주 시점에 잔금 치르기가 부담스러운 매물이 호가를 낮춰 시장에 나오곤 했는데, 인근 중개업소의 해당 단지 매물을 찾기가 어렵다.
잠원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등기를 쳐야 팔 수 있는데다가 양도소득세 때문에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 입주하는 집주인이 많다”면서 “시장 상황도 침체지만 규제 때문에 거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8월부터는 이처럼 소유권 이전 등기 전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지역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 11일 분양권 전매 제한 대상 지역을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등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당첨 후 6개월 후부터 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던 데에서 이제부터는 잔금을 다 치르고 나서야 매매할 수 있다.
사실상 2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분양권 시장에 수도권 지역 새 아파트 분양권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경기 시흥시 장현지구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84㎡(이하 전용면적) 분양권은 호가가 7억원 위로 올라왔다. 2018년 3월 분양한 이 아파트 공급가는 4억원을 조금 웃돌았다.
규제를 피해간 틈새 분양권 시장의 몸값은 부천에서도 올라가고 있다. 부천시 부천 일루미스테이트는 84㎡의 분양가가 5억3000만원대였는데, 최근에는 6억 후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매제한을 피해간 단지의 분양권 값이 올라가는 것을 업계는 그만큼 수요가 많은 것으로 해석하는데, 정부는 값을 올라가는 것만을 누르려고 하니 정책 엇박자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을 안정시키고자하는 정부의 목적은 이해하지만, 결국 마음이 조급해진 3040 내집마련 수요가 손해를 보는 방향으로 시장이 전개되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