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기업 302곳 대상 설문
최저임금 인상·52시간제 부담
노동손실·쟁의건수 경쟁국 압도
기업에 불리한 노사관계도 원인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높은 임금과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을 이유로 국내 유턴에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파르게 오른 최저임금 부담이 기업들의 국내 복귀에 결정적인 걸림돌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19일 헤럴드경제가 여론조사기관 텔서치와 공동으로 국내 주요 제조 및 유통기업 302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국내 유턴에 부정적으로 응답한 기업 총 278개 기업(복수응답 포함) 중 179개(45.1%) 기업이 ‘해외 시장 확대 필요성’을 꼽았다. 이어 143개(37.7%) 기업은 ‘국내 고임금 부담’을 지적했으며, 53곳(13.9%)은 ‘국내 노동시장 경직성’을 이유로 답했다. 이 밖에 ‘낮은 세제 혜택’을 지적한 기업은 17개, ‘과도한 반기업 정서’를 꼽은 기업은 두 곳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 전략의 일환인 ‘해외 시장 확대 필요성’을 논외로 하면, 높은 인건비와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가로막는 주요 변수로 분석된다.
기업들이 지적하는 높은 인건비는 현 정부 출범 이후 폭증한 최저임금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저임금은 2018년 16.4%, 2019년 10.9%로 2년 연속 두자릿수 증가하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사이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2019년 8350원으로까지 급증했다. 올해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상승률이 크게 떨어져 2.87% 올랐지만, 기준 금액 자체가 오른 탓에 240원 오른 8590원이 적용 중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더욱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실제 이번 설문에서도 임금 부담을 꼽은 비중은 중소기업에서 36.8%를 기록하며, 대기업의 34.3%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고임금 부담과 함께 지적된 노동 시장의 경직성은 기업하기 힘든 경영 환경의 장애물로 거론된다. 특히 최대 노동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명시하고 초과하는 노동을 금지하는 52시간제가 2018년부터 적용되며 기업들이 급변하는 대외 환경 변수에 대처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 기업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52시간제에 큰 고충을 겪기도 했다. 당시 한 전자기기 제조업체 A사는 회사 내 확진자 발생으로 다수 근로자가 자가격리에 들어갔지만, 전문성 요구되는 업무로 임시직 대체가 어려워 남은 인력들이 업무를 나눠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규시간 내 업무 소화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52시간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같은 보완 입법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기업인들은 또한 52시간 근로시간제 등 노사 관계 전반에서 기업에 비우호적인 환경도 국내로 복귀할 유인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사실 아직 실질적인 제도가 도출된 것이 없다. 굳이 기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인건비 싸고 해외 시장이 넓은데 누가 국내로 들어올 생각을 하겠느냐”라며 “정부가 주도한 광주형 일자리 조차 노조의 반대로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을 보는 기업 입장에서 노조의 힘이 더욱 강해지는 상황을 바라보며 돌아올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순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