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자기자본비율 0.6%P 하락
기업대출 확대…위험자산 비중 급증
작년말 대비 44.7조 증가 역대최대
씨티·SC제일銀 등 수익성 집중
외국계는 재무건전성 더 강화
국내 은행들의 코로나19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 비율이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위험자산 비중이 높아진 탓이다. 대출이 본격화된 2분기에는 이 비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지원보다는 자사 수익성 추구에만 집중한 외국계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은 오히려 더 강화돼 대조적이다. 이들 외국계 은행은 업계 최고 수준의 직원급여를 자랑하며 매년 막대한 액수를 본사에 배당하고 있다.
19일 국내 시중은행(신한·KB·하나·우리·SC·씨티)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3월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평균 자기자본 비율은 15.4%다. 작년말 16.0%에서 0.6%포인트나 하락했다. 14.9%를 기록했던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BIS 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산출한다. 국제기준은 최소 8% 이상이다. 위험가중자산은 자산의 신용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를 차등해 매기도록 한 것인데, 기업 대출은 가장 높은 100%를 적용받는다.
코로나19로 자금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대출은 역대 최대 수준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말 기준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929조2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7조9000억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폭은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9년 6월 이후 최대다. 3월(18조7000억원)에 세운 역대 최대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6개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은 작년말 대비 석달 만에 44조7000억원 가량 늘었다. 지난 해 연간 증가 규모(약 31조원)도 크게 웃돈다. KB국민은행이 한 분기 사이 14조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그 뒤를 신한(8조9000억원), 우리(8조4000억원), 하나(7조6000억원)가 이었다. 하지만 외국계인 SC은행과 씨티은행은 각각 3조5000억원, 2조4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그 결과 씨티은행의 BSI 비율은 18.4%로 업계 최고가 됐고, 우리은행은 14.8%로 최저로 떨어졌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단기 유동성 확보에 열심이다. 그간 회사채 발행 등 자체 조달로 은행을 외면했던 대기업까지 대출을 일으킬 정도다. 정부는 은행들로 하여금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을 상대로 한 정책성 자금을 대폭 늘리도록 주문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 회복 속도가 더딜 경우 국내 은행들의 건전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
그나마 상반기 중 자본건전성에 대한 국제 규제인 바젤Ⅲ 중 신용리스크 산출 기준이 완화되면 은행들의 부담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완화된 기준은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가중치를 기존 100%에서 85%로 낮추고, 기업대출 중 무담보 대출과 부동산 담보 대출의 부도시 손실률을 각각 45%에서 40%, 35%에서 20%로 하향하는 내용이다. 서경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