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연도에 따라 요일별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는 정책에 따라, 기자는 지난 12일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했다. 신청 절차는 소문대로 순식간에 이뤄졌지만, 눈 깜짝한 새 코가 베인 기분이었다. 되돌릴 수가 없었다. 미리 말하자면, 세간에 번지고 있는 ‘자동 기부가 됐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기자는 나름 ‘인터넷 세대’인만큼 온라인 신청 방식을 택했으며, 갖고 있는 ‘주력 카드’ 중 할인·포인트 적립율이 높은 카드를 쓸 생각이었다. 그러나 개인에게 유리한 카드 선택차, 또한 취재차 전 카드사의 조회 시스템을 둘러보려던 ‘작은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공인인증서와 휴대전화 번호로 접속을 시도했지만 모두 오류 메시지가 뜨는 바람에, 갖고 있는 체크카드로 접속을 시도한 것이 화근이었다. 별도의 로그인 절차도 없었기 때문에 최소한 ‘아래 버튼을 누르면 신청이 완료됩니다’ 또는 ‘신청 완료 하시겠습니까’ 정도의 확인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때 신청을 중지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카드 번호와 신청을 누르자 순식간에 신청이 완료돼 버렸다. 사실 이때만 해도 크게 당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렵게 통화된 카드사에서는 행정안전부 콜센터 번호를 알려 주면서 “한 번 신청하면 카드사 변경 등의 사유라도 취소는 안 된다. 이유는 행안부 콜센터에 문의하라”며 친절히(?) 책임을 돌렸다. 이후 같은 날 오후 늦게까지 행안부 콜센터에 전화했지만, ‘통화 중 연결음’ 밖에 들을 수 없었다.
기자는 카드사 취재 경험이 있어 포인트에 민감하다. 그런데 급하게 접속에 사용한 카드는 체크카드였기에 포인트 적립률이 매우 낮았다. 또다시 10분 가까이 대기한 끝에 카드사 콜센터에 연결, 대책을 물었다. “행안부 콜센터가 연결이 어려우시죠…. 그런데 저희도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나마 독자들에게 전달할 정보를 얻은 것이 수확이었다. 체크카드로 신청했더라도, 2~3일 후 정부 승인이 떨어지면 같은 카드사의 다른 신용카드로도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즉 이미 적립률이 낮은 체크카드로 재난지원금을 신청한 독자들은 같은 카드사에서 포인트나 할인율이 높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유리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만 하다.
같은 날 행안부 콜센터는 끝까지 불통이었다. 행안부 담당자 연락처를 확보해 문의하니 “당일 카드사 변경 등을 위한 취소 버튼을 만들지 않은 것은 사람들이 몰려 시스템이 오류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 기자는 재차 “그렇다면 카드 기부금을 콜센터에서 취소하듯 카드사 콜센터에서 신청을 취소해 주시면 되지 않나”고 되물었다. 그 결과 “건의를 취합해 향후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문의도 건의로 접수하겠다”는 답을 겨우 들을 수 있었다.
사회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