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RP매입 효과
회사채 시장 안정돼
높은 문턱 탓 지적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 특별대출제도를 실시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신청한 회사는 단 한 곳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비상이 걸려 긴급구호요청을 했던 증권사들도 최근 회사채 시장에 숨통이 트이고,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 상황도 다소 진정되자 역대 최초로 문이 열린 한은 대출을 외면하는 모습이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금융안정특별대출)에 신청 건수는 이날 현재 0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애초에 이 대출은 비상 상황 발생을 대비한 안전장치 성격을 띠고 있어 수요가 발생되지 않은 것을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달 회사채 발행액(7조4000억원)은 전월보다 2조4000억원 늘었고, 금융채(24조9000억원)는 2조6000억원 가량 증가하는 등 회사채 시장이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 고공행진하던 CP(91일물) 금리도 최근 2% 밑으로 떨어지면서 지난 12일 현재 1.97%를 기록 중이다.
한은은 지난 3월 증권사와 증권금융을 대상으로 총 3조5000억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단행했다. 4월부터는 대상 증권사 수를 늘려 처음으로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에 돌입했다. 이 무제한 RP 매입으로 지난 12일까지 총 12조5900억원의 유동성이 시중에 풀렸다. 최초 매입 당시엔 응찰액이 5조원을 넘었지만 4회차부터 규모가 급감, 한달 째 2000억원 안팎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은의 대출 ‘문턱’이 높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대상이 AA- 이상의 우량채로 한정됐고 대출 금리도 통화안정증권 182일물 금리에 0.85%포인트를 가산해 1.5%를 넘는다. 대출신청시 한은으로부터 받게 되는 경영조사도 부담스럽다. 한은 대출 신청 기관으로 알려질 경우 자칫 부실 위험도가 높아졌단 평가 속 신용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