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전브랜드 생산 중단

휴대성·보관성 등 캔맥주에 밀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640㎖ 대(大)병맥주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가정용 시장에서 500㎖ 캔맥주 인기에 밀려 수요가 쪼그라든 데 따른 것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맥주 ‘테라’ 640㎖ 대병 제품을 단종키로 하고 최근 생산을 중단했다. 이에 앞서 ‘하이트’와 ‘맥스’ 640㎖ 제품도 단종돼 이제 하이트진로 맥주 전 브랜드에서 대병 제품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 중병(500㎖) 수요가 많다보니 생산 효율화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테라 론칭 이후 공장 가동률이 치솟으면서 생산효율화 과제를 안았다. 생산라인을 무턱대고 증설했다간 추후 외부환경 변화로 인해 시설을 놀리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간소화하는 쪽이 위험 부담이 적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대병 제품을 더이상 생산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가정용 시장에서 유통됐던 640㎖ 병맥주는 500㎖ 캔맥주 등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모습이다. 최근 편의점에선 500㎖ 캔제품이 주류 냉장고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캔맥주는 330㎖ 제품이 일반적이었다. 맥주 소비가 늘면서 용량 다변화 차원에서 500㎖ 캔 제품이 생겨났고, 비슷한 용량의 병맥주 대신 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캔맥주는 병맥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워 운반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보니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것 외에도, 야외 나들이나 캠핑 등에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또 남은 용기를 처리할 때 깨지거나 할 염려가 없다는 점도 캔맥주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홈플러스가 올해 국내산 맥주 매출을 분석한 데 따르면 캔맥주 비중이 94%로 압도적이었다. 병맥주 매출 비중은 6%에 그쳤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지난해 성인 406명 대상으로 진행한 ‘PET 맥주병의 재질·구조 개선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도 소비자들의 캔맥주 선호도를 엿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맥주 용기 선호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71%가 캔을 선호했고, 병(15%)과 페트병(5%) 순으로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병맥주 맛이 캔맥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엔 그런 인식이 흐려지고 있고, 휴대성이나 보관의 용이성 면에서 캔맥주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중소 용량은 캔 제품을, 대용량은 아예 페트병 제품을 찾다보니 다소 어중간한 용량의 병 제품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