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구성…장기 적립식 투자가 기본
투기성 투자에 대한 거래소 금감원 등의 적극적 제재 필요
근본적으로는 조기 금융교육 강화 절실
[헤럴드경제=이태형·강승연 기자]원유 관련 상장지수선물(ETP)에 대한 투자 광풍이 불면서 시장 질서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단 0.1%라도 더 이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자칫 시장과 상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단순 수익률만 보고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을 바라보는 일부 전문가들이 현 과열 상태를 투기라고 보는 이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유 선물 ETN을 중심으로 한 투자 과열 상태는 근거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테마주와는 다른 양상”이라면서 “유가는 결국 오를 것이라고 상정한다면 투자자의 관심 자체는 문제가 없다. 다만 상품의 시장가격이 너무 빨리 상승했기 때문에 향후 지표가치(IV)와의 괴리율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조정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가격이 유가 흐름보다 지나치게 앞서 가고 있는 점을 투자자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투자자들의 과열 분위기를 냉각시키려는 금융당국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자의 자발적 흐름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이 투자 경고조치, 단일가매매 등 계속해서 투자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는 괴리율이 투자자들에게 신속하게 고지될 수 있도록 정보전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투자 손실을 우려해 이들 상품을 상장폐지하는 초강수를 두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더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투자자를 상대로 실제 상품을 판매하고 운용하는 업계 관계자들도 현 과열 상태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드러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증시가 3월 중순 이후 큰 폭으로 회복되면서 상대적으로 아직 상승 여력이 있는 상품이 원자재, 특히 원유 시장이라고 보고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선물 상품은 한달마다 만기가 있어 변동성이 크고,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상품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투자 결정 전에 자신이 투자하는 상품에서 기대하는 목표수익률이나 자신의 투자 성향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예전에도 국제유가 상승을 기대하고 러시아, 브라질에 투자하는 '러·브펀드'에 돈을 넣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지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회복이 상당히 늦어질 수 있어서 지수 관련 상품의 손실 위험은 더 커진 상태”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적립식으로 여유자금을 투자하되 만기를 다양하게 해 유동성과 위험을 관리하는 한편, 금리가 낮더라도 정기예금, 적금 등 안정적인 상품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서 보다 근본적인 해법으로 학교에서의 금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내 교육과정에서 금융교육을 제대로 반영·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라며 “증권거래세를 받고 있는 거래소나 금융시장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이 사후 대책보다는 사전 금융교육을 더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