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커지지만
기대수익도 높아
PF 경험도 풍부해
新 수익원 될수도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서울 강남권에서 ‘후분양’ 방식을 타진하는 재건축사업장이 등장하자 시중은행들도 이에 대비한 준비에 돌입했다. 재건축 단지 후분양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이미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험이 많은 만큼 낯설지도 않다. 분양이 확실한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에서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가능성이 아주 높다.
8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후분양 방식의 사업이 거론되는 곳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다. 이곳 조합은 이달 말에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등이 맞붙는 구도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과 금융협약을 맺었다. 대우건설이 시공에 나서게 되면 각종 사업비(이주비·공사비 등)를 주선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금융사와 따로 협약을 맺진 않았다. 반포1단지 3주구의 공사비는 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반포1단지는 ‘알짜입지’로 늘 정비업계의 관심 지역이었다. 게다가 이번 입찰에 뛰어든 시공사들은 재건축조합에 후분양 옵션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은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안했고 대우건설은 선분양, 재건축 리츠 설립 등과 더불어 후분양 옵션까지 제시했다. 선택은 조합의 몫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들 재건축 단지들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서 추후 준공 시점 때 분양가를 높여야 한다는 조합과 시공사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통상 대규모 정비사업장에는 은행을 비롯한 여러 금융사들이 차관단을 꾸려 PF를 제공한다. 은행들이 주로 주관사 역할을 맡는다. 후분양 방식의 리스크는 선분양보다 높다. 분양 시점이 늦기에 PF 대출을 상환하는 시점이 늦춰진다. 선분양이라면 수분양자가 낸 중도금으로 공사비를 충당하지만, 후분양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정작 후분양 시점에 주택 판매가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주택금융공사는 저마다 후분양 표준 PF 보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장은 적용되지 않는다.
한 시중은행 PF담당자는 “정비사업의 경우 공공보증이 어려운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후분양으로 진행되는 재건축사업에선 금융사들이 시공사 연대보증을 걸어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량 건설사가 강남권에서 벌이는 재건축 단지라면 군침도는 사업이다. 1군 건설사들이 90%이상 보증에 나서는 데다가 공사지연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극히 낮아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PF 건전성 관리는 모든 금융사들의 최우선 관리 대상이지만 다만 주요 재건축단지에 대한 PF 신뢰성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후분양 PF가 현실화하면 은행들이 제공하는 금리는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내 재건축 사업장에 대출을 내준 은행들은 2%대의 저금리를 매겼다. 다만 후분양이라면 금리는 이보다 1%p 내외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은행들의 관측이다.
